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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11 (토)

이란 최고지도자, 핵합의 주도 자국 대통령·외무장관 공개 비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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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합뉴스

이란 최고 지도자 아야톨라 세예드 알리 하메네이
[로이터=연합뉴스]



(서울=연합뉴스) 김상훈 기자 = 이란 핵합의(JCPOA·포괄적 공동행동계획)를 둘러싼 미국과 이란의 갈등 속에, 이란 최고 지도자가 2015년 서방과 핵합의를 이끈 자국 대통령과 외무장관을 공개적으로 비판했다고 AP통신이 22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이란 최고지도자 아야톨라 세예드 알리 하메네이의 웹사이트에 따르면 그는 이날 라마단 강연에 참여한 강경파 학생들 앞에서 하산 로하니 대통령과 모하마드 자바드 자리프 외무장관을 거명하며 자신은 애초부터 핵 합의 이행 방식을 신뢰하지 않았다는 입장을 밝혔다.

그는 "핵합의 이행 방식을 일정 부분 신뢰하지 않았다. (이런 우려를) 대통령과 외무장관에게 수차례 주지시켰다"고 말했다.

하메네이는 핵합의 상대인 서방 특히 미국을 신뢰할 수 없다는 입장을 여러 차례 밝혀왔지만, 선출직 지도자인 대통령과 외무장관을 지목해 비판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고 AP는 전했다.

미국은 지난해 5월 미국은 2015년 맺은 핵합의를 일방적으로 탈퇴하고, 8월과 11월 대이란 경제·금융 제재를 복원했다.

제재의 영향으로 물가 급등, 리얄화 가치 하락 등을 겪은 이란은 미국의 핵합의 탈퇴 1년이 되는 지난 8일 핵합의 의무 이행을 유보하겠다고 발표했다.

이후 미국은 이란군을 견제한다며 중동에 항공모함 전단과 B-52 전략 폭격기 등 전략자산을 배치했다.

이에 이란 혁명수비대는 자국 미사일 등으로 페르시아만 선박을 공격할 수 있다며 으름장을 놓고 있다.

이처럼 미국과 이란의 갈등이 위험 수위 직전까지 이른 가운데 나온 하메네이의 발언은 이란 내 강경파의 목소리가 커졌다는 걸 보여준다고 AP는 해석했다.

하메네이는 리더로서 자신의 지위가 정치적인 측면보다는 정신적인 측면이 강하다며 "그런데도 사안이 엄중해 말을 하게 됐다. 만약 핵합의가 혁명 전반에 영향을 미친다면 실행하지 말았어야 한다는 게 우리의 신념"이라고 덧붙였다.

그의 이런 발언에 대해 로하니 대통령과 자리프 외무장관은 아직 이렇다 할 반응을 보이지 않고 있다.

meolakim@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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