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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11 (토)

이란 최고지도자 "이란핵협정 이행 방식 반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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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니투데이 정한결 기자] [로하니 대통령 처음으로 공개 비난…AP "온건파 영향력 제한, 강경파 득세할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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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야톨라 알리 하메네이 이란 최고지도자(왼쪽)과 하산 로하니 이란 대통령. /사진=AF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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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란 최고지도자 아야톨라 알리 하메네이가 당초 이란핵협정을 신뢰하지 않았다며 이란의 대통령과 외무장관을 공개적으로 비판했다.

22일(현지시간) AP에 따르면 하메네이는 이날 라마단 강연에 참여한 강경파 학생들 앞에서 "나는 이란핵협정이 이행되는 방식을 일정 부분 믿지 않았다"며 "나는 대통령과 외무장관에게 이 점을 여러 번 상기시켜왔다"고 말했다.

하메네이가 하산 로하니 이란 대통령과 모함마드 자바드 자리프 외무장관을 공개적으로 비판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그는 서방 세계, 특히 미국을 신뢰해서는 안 된다고 수차례 경고해왔지만 두 명을 직접 거론한 적은 없었다. 강경파들이 이란핵협정을 비난할 때도 하메네이는 정부가 최선을 다했다며 오히려 두둔해왔다.

AP는 "이란의 주요 국가대사에 최종결정권을 갖고 있는 하메네이가 핵협정을 비난했다"면서 "이는 온건파로 꼽히는 로하니 대통령의 (국내) 영향력을 제한시키고 강경파가 득세하는 결과를 초래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란의 최고지도자는 이란 헌법상 국가 최고 통치권자로 절대 권력을 행사할 수 있다. 최고지도자는 군최고통수권, 군사령관 임명권, 대통령 인준 및 국정조정회의의장, 사법수장, 헌법수호위원회위원 임명권 등을 가지고 있다. 그러나 정치에 개입하기보다는 정신적·종교적인 지도자로 활동하고 있다.

하메네이는 "우리는 최고지도자가 행정부의 일에 간섭하지 말아야 한다고 믿는다"면서도 "그러나 이란 혁명을 해칠 수 있는 상황에서는 나서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란과 미국 간 갈등이 연일 격화되는 엄중한 상황 속에 행정부를 비판할 수밖에 없었다는 설명이다.

2015년 체결된 이란핵협정은 이란의 핵무기 개발을 중단하는 대가로 미국과 유럽연합(EU)이 대이란 제재를 해제한다는 내용을 담았다. 그러나 미국이 지난해 5월 협정에서 탈퇴해 대이란 경제·금융 제재를 복원하면서 양국의 갈등이 격화되고 있다.

이란은 미국이 협정에서 탈퇴한 1주년인 지난 8일, 오는 7월까지 새로운 핵 협상이 타결되지 않을 경우 핵협정을 파기하겠다고 발표했다. 그러자 미국도 10일 '이란의 위협'을 이유로 항공모함과 폭격기 등을 중동에 배치하며 맞섰다.

이후 미국의 우방국인 사우디 유조선 및 송유관 시설이 공격을 받는 등 양국의 갈등이 중동 전체의 군사적 긴장을 고조시키는 상황이다. 이란과 미국 모두 전쟁할 의사가 없다고 거듭 강조하면서도 군사행동에 대한 가능성은 열어두고 있다.

정한결 기자 hanj@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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