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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22 (수)

트럼프 접대에 힘쏟는 아베…만찬으로는 직화구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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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베 신조 일본 총리가 나루히토 일왕의 첫 국빈으로 오는 25일부터 28일까지 방문하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에게 로바다야키를 대접할 계획이라고 일본 마이니치신문이 23일 보도했다. 로바다야키는 화롯가를 뜻하는 ‘로바다’와 굽는다는 뜻의 ‘야키’가 복합된 일본어로, 주문 즉시 종업원이 화로에 음식을 구워 손님에게 제공하는 방식을 의미한다.

보도에 따르면, 아베 총리는 26일 일본 번화가 롯폰기에 있는 일본식 선술집에서 트럼프 대통령과의 만찬 자리를 마련할 계획이다. 마이니치신문은 이 같은 아베 총리의 선택을 두고 "편안하고 안락한 분위기에서 친밀함을 강조하려는 의도로 보인다"고 해석했다.

아베 총리는 자국에서 미·일 정상회담이 열릴 때마다 만찬 메뉴에 각별히 신경쓰며 극진한 ‘오모테나시(진심 어린 마음으로 대접한다는 의미의 일본어)’를 선보여왔다. 2014년 버락 오바마 당시 미국 대통령이 일본을 방문했을 때에는 그가 초밥을 좋아한다는 것을 알고 도쿄 긴자의 초밥집에서 만찬을 함께 했다. 2017년 트럼프 대통령의 첫 일본 방문 때는 일본 소고기 와규와 전복을 일본식 철판구이 레스토랑에서 대접했다.

조선일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아베 신조 일본 총리가 2019년 4월 27일 오전 미국 버지니아주 스털링에 있는 트럼프 대통령 소유의 트럼프 내셔널 골프클럽에서 함께 골프를 치며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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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트럼프 대통령의 이번 방일을 준비하는 아베 총리의 노력은 유독 남다르다. 그는 지난해 가을 외무성과 국가안전보장국이 참가한 공부 모임에서 "어떻게 하면 트럼프 대통령의 기분이 좋아질 수 있을지 고민해야 한다"고 지시한 것으로도 알려졌다.

지난 19일에는 트럼프 대통령과의 라운딩을 앞두고 골프 연습까지 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일정 첫날인 26일 지바현에서 아베 총리와 골프를 친 뒤 스모 경기를 관람할 예정이다. 아베 총리는 골프장에서 스모 경기장으로 이동하는 트럼프 대통령의 동선에 맞춰 22일 헬기 이착륙 예행 연습도 실시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방일 기간에는 일본 경시청이 역대급 경호에 나설 계획이다. 투입되는 경비 인력만 1만여명에 달할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신경을 쓰고 있는 장소는 트럼프 대통령이 방문할 스모 경기장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스모 판인 도효의 바로 앞에 위치한 1층 마스세키에서 경기를 관람할 계획인데, 열린 공간인 만큼 테러의 표적이 되기 쉽기 때문이다. 경기 도중 트럼프 대통령의 자리로 밀려 떨어질 수 있는 스모 선수도 경계 대상이다. 높은 계급의 선수가 하위 계급의 선수에게 패했을 때 관객들이 던지는 방석도 예외가 아니다.

아베 총리는 이밖에 스모 경기장 주변 료고쿠역 등 지하철 주요 역사의 유료 사물함과 쓰레기통도 모두 폐쇄할 것을 명령했다. 기관총으로 무장한 테러대책 초동대응부대도 도심 곳곳에 배치한다. 또 트럼프 대통령이 방문 예정인 왕궁과 지바현 골프장 인근 주변 경비도 대폭 강화한다.

[박수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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