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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28 (화)

메이, 결국 백기 들었나… "이르면 24일 사임 발표할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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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차 브렉시트안도 반발 직면.. 노동당 "이전안과 다를바없다"
하원 원내총무, 자리 내놔.. 유럽의회 선거도 참패할 전망
유권자 37% 브렉시트당 지지


파이낸셜뉴스

테리사 메이 영국 총리가 22일(현지시간) 의회 연설을 위해 수도 런던의 총리 관저를 떠나고 있다. A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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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연합(EU) 탈퇴 연기로 결국 유럽의회 선거에 참여하게 된 영국 정가에서 테리사 메이 영국 총리의 사임이 임박했다는 주장이 흘러나오고 있다. 그가 제시한 4번째 브렉시트(영국의 EU 탈퇴) 비준안이 이전과 비슷해 통과 가능성이 낮은데다 유럽의회 선거에서 집권 보수당의 참패가 기정사실이 됐기 때문이다.

■이르면 24일 사임할 수도

일간 가디언 등 현지 언론들은 22일(현지시간) 보수당 관계자들을 인용해 메이 총리가 4차 브렉시트 비준안을 의회에 제출하기로 한 24일에 사임 의사를 밝힐 예정이라고 전했다.

관계자는 메이 총리가 24일에 보수당내 선거관리기구인 1922위원회의 그레이엄 브래디 위원장과 만난 뒤 거취를 결정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위원회 소식통은 파이낸셜타임스(FT)를 통해 "우리는 메이 총리가 그 전에 사임하길 기대하지만 그렇지 않을 경우 우리는 당규 수정을 검토할 수 밖에 없다"고 말했다.

현재 보수당 의원들은 메이 총리가 지난해 12월 당내 신임투표에서 살아남았기 때문에 당규상 올해 12월까지 신임투표를 다시 요구할 수 없다. 메이 총리는 이미 지난 16일 1922위원회와 회동에서 6월 초에 사임 논의를 시작하겠다고 밝혔으나 2가지 이유 때문에 즉시 물러나야할 상황에 처했다.

첫 번째 문제는 4차 브렉시트 비준안의 내용이다. 메이 총리는 약 2년간의 협상 끝에 지난해 11월 EU와 협상에서 브렉시트 합의에 성공했지만 영국 의회에서 보수당 강경파의 반발로 3번이나 비준에 실패했다.

메이 총리는 지난 4월 EU와 협상을 통해 브렉시트 기한을 올해 10월 31일까지로 반년 더 미루기로 했다. 그는 지난달 4번째 브렉시트 비준안을 6월 3일부터 시작하는 주간에 상정하기로 하고 같은주에 사퇴 일정을 논의하기로 결정했다. 메이 총리는 지난 22일 △일시적인 EU 관세동맹 잔류 △EU 수준의 노동 및 환경 규정 적용 △ 브렉시트 비준안 찬반을 묻는 국민투표 개최 등이 포함된 4차 비준안을 공개했다.

■여야 모두 거센 반발

이에 브렉시트를 반대하는 노동당은 이전 내용과 다름이 없다며 EU 관세 동맹 영구 잔류, 브렉시트 비준안 수정이 가능한 포괄적 국민투표 등을 요구했다. 보수당 강경파들은 메이 총리가 야당 표를 얻기 위해 브렉시트를 결정했던 2016년 국민투표를 배신했다며 앞 다퉈 총리를 비난했다. 2016년 총리 경선에서 메이 총리와 맞붙었고 23일 4차 비준안에 대한 부가 설명을 진행할 예정이었던 앤드리아 레드섬 하원 원내총무는 메이 총리의 발표 당일 사직서를 제출했다. 보수당에서 몇 안 되는 메이 총리 지지세력이었던 그는 "나는 사직 시점을 신중히 생각했는데 내일 하원에서 나 자신이 근본적으로 반대하는 요소들이 포함된 새 법안을 발표하는 업무를 아무래도 할 수 없었다"고 밝혔다. 이어 2차 국민투표가 영국을 다시금 분열로 몰아갈 것이라고 경고했다. 외무장관을 비롯한 장관 3명은 22일 브렉시트 비준안 수정을 요구하기 위해 메이 총리를 찾았으나 총리는 이들을 만나주지 않았다.

메이 총리의 두번째 위기는 유럽의회 선거에서 비롯됐다. 영국은 지난 4월에 브렉시트 기한을 미루는 조건으로 이달 23일부터 진행된 유럽의회 선거에 참여하기로 약속했다. 현지 여론조사기관인 유고브가 22일 발표한 설문 결과를 보면 유권자의 37%는 이번 선거에서 브렉시트당을 지지한다고 밝혔다. 브렉시트당은 극우 정치인이자 대표적인 브렉시트 옹호세력인 나이젤 파라지 전 영국독립당 대표가 지난 2월에 창설한 정당이다. 집권 보수당은 단 7%의 지지를 받아 전체 순위에서 5위에 그쳤다. 선거 결과가 오는 27일 발표된다는 점을 감안하면 메이 총리는 그 전에 사임해야 선거 패배 책임을 조금이나마 덜 수 있다.

pjw@fnnews.com 박종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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