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일(현지 시각) 영국 BBC에 따르면, ARM은 최근 직원들에게 "미국 정부의 최신 규제를 준수하기 위해 유효한 계약과 지원 서비스 등 화웨이와의 모든 업무를 중단한다"며 "이를 위반할 경우 법적인 책임이 따를 수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반도체 설계 디자인 일부를 미국 업체에서 사들여오고 있기 때문에 지식재산권(IP) 항목에서 미 정부의 거래 제한 대상에 해당된다는 것이다. ARM의 결정은 이미 미 상무부가 화웨이와 68개 계열사를 거래 제한기업에 포함시킨 지난 16일 이뤄진 것으로 알려졌다.
2016년 일본 소프트뱅크에 인수된 ARM은 애플과 삼성전자, 퀄컴, 화웨이 스마트폰에 들어가는 애플리케이션프로세서(AP)의 기반을 설계하는 곳이다. ARM의 라이선스 없이는 칩 설계도 불가능할 뿐만 아니라 각종 통신장비에 사용되는 네트워킹 칩도 사용할 수 없게 돼 화웨이 통신장비 사업에 제동이 걸릴 가능성이 크다.
중국 상하이 난징둥루에 있는 화웨이 매장. /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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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웨이가 스마트폰 생산에 필요한 부품을 조달하는 데 어려움을 겪을 것이란 관측이 기정사실로 받아들여지면서 각국에서는 화웨이 스마트폰 판매 중단을 선언하는 이동통신사들이 늘고 있다.
영국 BT그룹 산하 이동통신사인 EE는 22일 화웨이의 첫 5G(5세대 이동통신) 스마트폰인 ‘메이트20X’ 출시 계획을 중단한다고 밝혔다. 5G망 구축 작업에서도 화웨이 장비 사용을 단계적으로 줄인다는 방침이다. 영국의 글로벌 이동통신사인 보다폰도 같은 날 당분간 화웨이가 제조하는 5G 스마트폰 사전 예약 주문을 받지 않는다고 밝혔다.
일본 민간 이동통신 2위 업체인 KDDI와 소프트뱅크 계열 이동통신사인 Y!모바일도 화웨이의 새 스마트폰 기종인 ‘P30 프로 시리즈’ 발매를 연기한다고 발표했다. 대만 5대 이동통신사인 중화텔레콤과 타이완모바일, 파이스톤, 아시아퍼시픽텔레콤, 타이완스타텔레콤도 23일 화웨이의 기존 스마트폰은 계속 판매하되, 신규 스마트폰 판매는 중단한다고 밝혔다.
글로벌 기업들의 이 같은 결정에 화웨이 측은 "정치적인 동기를 가진 미국의 결정에 따른 결과로 그들이 받고 있는 압박을 인식하고 있다"며 "이런 유감스러운 상황이 해결될 수 있을 것이라고 자신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박수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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