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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01 (수)

이란 하메네이, 대통령 공개 비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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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핵합의 여러 번 경고했건만…” 대미 강경파 수면 위로



경향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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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란 최고지도자 아야톨라 알리 하메네이(사진)가 2015년 이란 핵합의(포괄적 공동행동계획·JCPOA)를 이끈 자국 대통령과 외무장관을 공개적으로 비판했다. 하메네이는 22일(현지시간) 수도 테헤란에서 대학생들을 상대로 한 라마단 강연에서 “핵합의 이행 방식을 별로 신뢰하지 않았다. 이런 우려를 대통령과 외무장관에게 여러 번 언급하고 경고했다”고 말했다. 핵합의 주역인 하산 로하니 대통령과 모하마드 자바드 자리프 외무장관을 직접 겨냥한 것이다. 실제 이란 강경파들은 핵합의를 서구 식민세력에 굴복하는 것으로 여겨 부정적 입장을 견지했고, 하메네이도 핵합의 당사국인 서방, 특히 미국을 신뢰할 수 없다는 입장을 수차례 밝혀왔다. 하지만 두 사람을 지목해 비판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고 외신들은 전했다.

하메네이는 “이슬람혁명 전체가 위험에 처하지 않는 한 지도자가 행정 문제에 간섭해서는 안된다고 믿는다”고 말했다. 최고 실권자인 자신이 협상을 승인했지만, 자신의 입장과는 별개로 진행됐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하메네이의 발언은 미국과의 갈등이 최고조로 치닫는 상황에서 이란 내 강경파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음을 보여준다고 AP통신은 분석했다. 이란은 미국의 ‘핵합의 탈퇴 선언’ 1년째인 지난 8일 핵개발 재개를 시사한 데 이어 저농축 우라늄 생산속도를 4배 늘리며 미국의 군사적 긴장 고조에 대응하고 있다. 한편으론 미국의 제재로 길어지고 있는 경제난과 민생고에 대한 근본적 책임을 로하니 대통령에게 물어야 한다는 의도도 엿보인다.

노도현 기자 hyunee@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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