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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19 (일)

막 오른 유럽의회 선거…수장 선정 ‘셈법 싸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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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년 도입한 ‘선도후보’ 방식 땐 중도우파 EPP 후보 유력

마크롱 “EPP 독점에 반대”…메르켈은 “베버 의원 지지”

BBC “정상들 파워게임으로 차선 후보 선택될 가능성도”

경향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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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일(현지시간) 영국과 네덜란드의 투표를 시작으로 나흘간의 유럽의회 선거의 막이 올랐다. 중도파의 과반이 무너지고 극우 정당의 약진이 예상되는 가운데 유럽연합(EU)의 행정부 수장인 EU 집행위원회 위원장이 누가 될지에 관심이 쏠린다. 2014년 선거와 다른 방식을 적용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면서 논란이 벌어질 것으로 보인다.

EU 집행위원장은 EU 정상들이 협상으로 결정하는 것이 관행이었다. 2009년 발효된 리스본 조약은 “EU 정상회의가 유럽의회 선거 결과를 고려해 후보를 제안하면 유럽의회가 결정한다”고 규정했다. 의회의 개입 여지를 만든 것이다. 2014년에는 정치그룹들이 집행위원장 후보를 내세워 선거를 주도하는 ‘선도 후보(Spitzenkandidat)’ 방식을 도입하고 최다득표를 한 정치그룹의 후보가 집행위원장이 됐다. 선출 과정의 투명성을 높이고 유권자 의사를 반영한다는 장점이 있다. 장클로드 융커 현 집행위원장이 이 방식으로 선출됐다.

이 방식이 다시 적용될 경우 중도우파 그룹 유럽국민당(EPP)의 선도 후보 만프레드 베버 의원이 집행위원장이 될 공산이 크다. EPP가 최다 의석을 차지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중도좌파 그룹에선 유럽사회당(S&D) 프란스 티메르만스 현 집행위원회 부위원장이, 극우 진영에선 마테오 살비니 이탈리아 부총리가 선도 후보다.

올해는 선출 방식을 둘러싸고 이견이 나온다. “선거 결과를 고려해야 한다”는 데 대한 정상회의와 의회의 해석이 다르기 때문이다. EU 정상회의는 지난해 “집행위원장 지명은 정상들의 자주적 결정 사항”이라며 반드시 최다 득표 정치그룹 후보가 집행위원장이 될 필요는 없다고 밝혔다.

정상들 의견도 갈라져 있다.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은 EPP의 집행위원장 독점에 반대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반면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는 베버 의원을 지지한다. BBC는 정상들의 파워게임에 의해 차선의 후보가 선택될 수 있다며 브렉시트 협상으로 인지도를 높인 미셸 바르니에 EU 브렉시트 협상 대표가 될 가능성을 제기했다.

집행위원장 선출은 EU 정상회의 상임의장, 유럽중앙은행(ECB) 총재, 유럽의회 의장 등 다른 고위직 선출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된다. 성별, 국가별 안배를 해야 하기 때문이다.

EU 정상회의는 오는 28일 회의를 열어 집행위원장 선출 방식을 논의할 예정이다. 도날트 투스크 EU 정상회의 상임의장은 지난달 “6월 말 정상회의 때까지 합의를 시도하고 안될 경우 투표로 결정하겠다”고 말했다.

정원식 기자 bachwsik@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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