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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2.09 (화)

    최저 소득층으로 몰락한 영세 자영업자 급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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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3일 통계청이 발표한 1분기 가계동향조사를 보면, 영세 자영업자의 몰락이 고스란히 드러난다. 1분기 전체 가구의 사업소득은 전년 동기 대비 1.4% 감소해 작년 4분기 이후 2분기 연속 뒷걸음질했다. 사업소득이 2분기 연속 감소한 것은 세월호 참사, 메르스 사태 등으로 내수가 얼어붙었던 2015년 이후 처음이다.

    소득 계층별로 보면 고소득층인 4분위(소득 상위 20~40%)와 5분위(소득 상위 20%)의 사업소득이 각각 6.3%, 1.9% 감소한 반면 저소득층인 1분위(소득 하위 0~20%)의 사업소득은 10.3% 증가한 것이 눈에 띈다. 1분위의 사업소득이 늘어난 것은 긍정적인 변화로 보이지만, 사실은 중하층에 속해 있던 영세 자영업자들의 소득이 감소해 최저소득층으로 전락했다는 게 통계청의 설명이다.

    박상영 통계청 복지통계과장은 "1년 전에 비해 2분위는 자영업자 가구 비율이 떨어지고, 1분위는 자영업자 비중이 늘었다"며 "가구의 사업소득이 증가했다기보다 2~3분위에 속해 있던 자영업자 중 형편이 어려운 사람들이 (소득이 가장 낮은) 1분위로 내려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자영업자의 어려움은 다른 통계에서도 확인된다. 2016~2017년 증가세였던 고용원 없는 자영업자는 지난해 8만7000명 감소했고, 정부가 "고용의 질이 좋아지고 있는 증거"라던 고용원 있는 자영업자도 지난해 10월 이후 7개월 연속 감소했다. 올 들어 고용원 있는 자영업자는 전년 대비 6만명 감소했다. '임금 근로자 퇴직→고용원 있는 자영업자로 창업→경영난으로 직원 감축 후 고용원 없는 자영업자로 전락→폐업' 수순을 밟으면서 나타나는 현상이라고 전문가들은 해석하고 있다.

    본지가 최근 실시한 여론조사에서도 자영업자 10명 중 8명(81.9%)이 '문재인 정부 출범 이전보다 살림살이가 나빠졌다'고 답해 사무직(43.6%), 전문·자유직(48.1%), 판매·영업직(57%) 등 다른 직종에 비해 부정적인 응답이 유독 높았다.





    최규민 기자(qmin@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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