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05.20 (월)

이슈 책에서 세상의 지혜를

신경숙, 고(故)허수경 추모작 발표 "표절 논란 후 4년간 쓰라린 시간"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세계일보

소설가 신경숙(사진)이 4년만의 신작을 발표했다. 지난 2015년 일본작가 미시마 유키오의 '우국'을 표절했다는 의혹이 제기된 이후 첫 작품이다.

창작과비평사는 23일 신경숙의 중편소설 ‘배에 실린 것을 강은 알지 못한다’를 계간호에 실었다고 밝혔다.

이 작품은 가까웠던 친구에게 닥친 비극적인 소식에 절망하는 나와 친구의 교감을 통해 삶과 죽음, 희망과 고통의 의미를 돌아보는 내용으로 꾸며졌다.

이 작편은 지난해 10월 독일에서 위암 말기로 투병 중 숨진 허수경 시인을 추모하는 작품이다.

허수경은 동서문학상, 전숙희문학상, 이육사문학상 등을 수상했으며 1992년부터 독일에서 체류하며 다수의 소설과 시집 등을 발간하며 대한민국 대표 작가로 이름을 알렸다.

신경숙과 허수경은 1980년대부터 우정 관계를 이어 왔으며 허수경이 독일로 넘어간 후에도 지속적으로 교류하며 친분 관계를 유지해 온 것으로 전해진다.

신경숙은 이 소설을 발표하면서 심경을 고백했다.

신경숙은 “지난 4년은 30년 넘게 이어진 제 글쓰기에 대해 처음부터 다시 생각해본 길고 쓰라린 시간이었다”라며 “젊은 날 한순간의 방심으로 제 글쓰기에 중대한 실수가 발생했고 그러한 일이 있었다는 사실 자체를 망각한 채 오랜 시간이 흘렀다”고 털어놨다.

이어서도 “지금 돌아보면 아무것도 아닌 저의 작가로서의 알량한 자부심이 그걸 인정하는 것을 더디게 만들었다”라며 “4년 동안 줄곧 혼잣말을 해왔는데 걱정을 끼쳐 미안하고 죄송하다”라며 사과의 마음을 전했다.

한편 신경숙은 2015년 단편 ‘전설’이 미시마 유키오의 ‘우국’을 표절했다는 의혹에 휩싸였다. 당시 신경숙은 “해당 작품(‘우국’)을 알지 못한다”며 표절을 전면 부인했다.

하지만 ‘전설’의 한 대목(240~241쪽)이 ‘우국’의 일부 구절을 그대로 따온 것으로 드러나며 논란이 일파 만파 확산되자 신경숙은 언론 인터뷰를 통해 “나도 내 기억을 믿을 수 없는 상황이다. ‘우국’과 ‘전설’의 문장을 여러 차례 대조한 결과 표절이란 문제제기를 하는 게 맞겠다는 생각이 들었다...문제를 제기한 이응준씨를 비롯해 독자들에게 진심으로 사과드린다”고 사실상 표절을 인정했다. 이후 신경숙은 활동을 중단하고 칩거해왔다.

장혜원 온라인 뉴스 기자 hodujang@segye.com

사진=연합뉴스

ⓒ 세상을 보는 눈, 세계일보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