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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18 (토)

트럼프, ‘탄핵’ 외치는 민주당에 ‘인프라 투자냐, 의회조사냐’ 압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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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일보

'탄핵' 이슈로 감정이 상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야당인 민주당의 골이 갈수록 깊어지고 있다. 점점 달아오르는 내년 대선전과 맞물려 양측의 대치는 한층 가팔라질 것으로 보인다.

트럼프 대통령은 23일(현지시간) '대통령 탄핵' 목소리를 높이며 의회 차원의 조사를 강화하는 민주당을 향한 불만을 노골적으로 드러냈다. 하루 전 민주당 지도부와 한 백악관 회동을 불과 3분 만에 결렬하고 자리를 떴던 그의 노여움이 여전하다는 의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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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2일(현지시간) 민주당 지도부와 회동 파행 직후 워싱턴 백악관 로즈가든에서 예정에 없던 기자회견을 자청해 민주당과 협력하지 않겠다고 선언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과 민주당의 낸시 펠로시 하원의장, 척 슈머 상원 원내대표는 회담에서 2조 달러 규모의 사회기반시설(인프라) 투자 방안을 마련하기 위해 머리를 맞댈 예정이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오전 트위터 계정에 연달아 올린 글에서 "민주당은 조사와 입법을 동시에 할 수는 없다"고 직격탄을 날렸다. '러시아 스캔들' 특검 수사가 여운을 남긴 대통령의 사법방해 혐의를 계속 추궁하려는 민주당의 '조사'와 인프라 투자 확대를 위한 '입법'이 양립할 수 없다는 것이다. 트럼프 측근 인사 소환과 문서 제출을 줄기차게 요구하는 하원 상임위의 러시아 스캔들 후속 조사를 중단하라는 의미다.

트럼프 대통령은 "민주당은 의회에서 아무 일도 안 하고, 그들이 원한 결과가 나오지 않은 특검 보고서를 반복하는 노력만 하고 있다"며 "오직 나한테 해로울 만한 것만 찾으려 한다"고 주장했다. 이어 "그들의 마음은 인프라, 약값 인하, 기왕증(건강보험의 기존 질병 보장), 위대한 재향군인에 있지 않다"며 "6개 상임위가 하는 일이라곤 나에게 나쁜 일이 될것을 찾느라 매일매일 시간을 허비하는 것뿐"이라고 덧붙였다. 또 "이런 조사는 전례가 없는 일이고 앞으로도 일어나선 안 된다"며 "민주당은 아무 일도 안 하는 정당"이라고 목청을 높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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낸시 펠로시 하원의장(가운데) 등 민주당 지도부가 비슷한 시간 기자회견을 열고 트럼프 대통령의 오만한 태도를 비판하고 있다. 워싱턴=AP연합뉴스


트럼프 대통령은 펠로시 하원의장과 슈머 원내대표를 향해선 "어제 회동에서 나는 극도로 침착했는데, 그들은 항상 그랬듯이 '내가 격노했다'고 말했다"고 비난했다. 또 관련 보도에 대해서도 "가짜뉴스, 부패한 언론"이라고 일축했다. 이에 대해 민주당의 슈머 원내대표는 MSNBC 방송에 출연해 "우리는 인프라를 원한다. 그러나 트럼프 대통령은 그것을 할 능력이 없다"고 반박했다.

슈머 원내대표는 트럼프 대통령이 인프라 투자에 대한 계획도, 해결 방법도 없기 때문에 백악관 회동을 하기 전부터 회의장을 걸어 나갈 계획을 세우고 있었다고 주장했다. 그는 "내 판단으로는 어제 일어난 일은 그가 인프라 비용을 어떻게 마련할지에 대한 준비가 안 돼 있고 두려워서 물러날 방법을 찾았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슈머 원내대표는 "국민은 대통령의 법치주의 존중 부족에 대해 일상적으로 좌절하고 있다. 그의 행동은 공화당 동료들에게 계속해서 피해를 줄 것"이라며 "그는 변덕스럽고 허둥지둥하며 아무 일도 하지 않은 대통령이 됐다"고 비판했다.

남정훈 기자 che@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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