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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30 (일)

말레이 경찰, '1MDB 스캔들' 연루 딜로이트 지사 압수수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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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합뉴스

2018년 5월 26일 말레이시아 쿠알라룸푸르 시내의 한 건물 외벽에 국영투자기업 1MDB의 로고가 부착돼 있다. [EPA=연합뉴스 자료사진]



(자카르타=연합뉴스) 황철환 특파원 = 말레이시아 경찰이 전임 총리의 비자금 조성 창구로 활용된 국영투자기업 1MDB를 부실 감사했다는 의혹을 받는 국제 회계·컨설팅 기업 딜로이트의 현지 지사를 압수수색 했다.

24일 일간 더스타 등 현지 언론에 따르면 말레이시아 경찰 연방상업범죄조사국(CCID)은 전날 오전 쿠알라룸푸르 시내의 딜로이트 말레이시아 지사 사무실을 급습해 약 7시간 동안 압수수색을 진행했다.

경찰은 이 사무실에서 11박스 분량의 서류를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마즐란 만소르 말레이시아 경찰 부청장은 "1MDB 사건 수사를 위해 압수수색을 해 서류를 확보했다"면서 "압수수색 중 체포된 사람은 없다"고 말했다.

딜로이트는 "딜로이트 말레이시아는 수사 대상이 아니며, 당국의 수사에 전적으로 협력하고 있다"고 밝혔다.

1MDB는 나집 라작 전임 총리가 국내외 자본을 유치해 경제개발 사업을 하겠다며 2009년 설립한 국영투자기업이지만, 실제로는 수조 원대의 나랏돈을 빼돌려 비자금을 조성하는 창구로 이용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런 의혹은 2015년 1MDB의 부채 규모가 13조원에 육박한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표면화했고, 분노한 국민은 작년 5월 총선에서 야권에 몰표를 던져 나집 전 총리를 권좌에서 몰아냈다.

나진 전 총리는 배임과 반부패법 위반, 자금세탁 등 42건의 혐의로 기소돼 현재 재판을 받고 있다.

딜로이트는 1MDB의 2013년과 2014년 재무제표에 대해 감사를 맡았으며, 2016년 미국 법무부가 미국 내 1MDB 횡령자산에 대한 압류절차를 개시하자 해당 재무제표를 더는 신뢰해선 안 된다는 입장을 밝혔다.

올해 초 말레이시아 증권위원회는 딜로이트가 2014년 1MDB의 자회사가 발행한 24억 링깃(약 6천800억원) 상당의 이슬람 채권(수쿠크)과 관련해 문제를 발견하고서도 감사보고서에 이를 충분히 언급하지 않았다며 220만 링깃(약 6억2천만원) 상당의 벌금을 부과하기도 했다.

이것은 이른바 '1MDB 스캔들'과 관련해 회계감사업체에 벌금이 부과된 첫 사례였다.

현지에선 KPMG와 언스트앤영(EY) 등 1MDB의 회계감사를 맡았던 다른 업체들로도 조사가 확대될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hwangch@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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