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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21 (화)

일상과 떼려야 뗄 수없는 미생물에 대한 모든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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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경제

미생물이라고 하면 제일 먼저 무엇이 떠오르는지. 흔히들 곰팡이, 세균, 바이러스를 떠올릴 수 있지만 그건 빙산의 일각이다.

지구 역사의 4분의 3 기간 동안 행성에는 미생물만 존재했고, 현재에도 7할이 넘는 공기 중 산소가 미생물에 의해 만들어지고 있다. 2016년 전 세계적인 미생물학 산업 시장 규모는 10조원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빵, 술, 김치 등을 만드는 식품 산업은 물론이고 보톡스, 항생제, 백신, 항암제 등을 개발하는 제약 산업, 심지어 바이오 연료를 생산하는 에너지 산업에 이르기까지…(중략) 미생물이 없으면 이제 우리는 식사 한끼 제대로 하지 못하고 질병치료조차 원활히 받을 수 없다." '아름다운 미생물 이야기'는 나날이 연구 가치가 커지는 미생물학을 종합적으로 다룬 '개괄서'다.

"미생물(微生物)은 지구상의 다른 수많은 생명체가 살아갈 수 있는 기본을 제공하고 지구를 아름답게 만드는 미생물(美生物)"이라는 것이 저자의 설명이다.

40여 년간 분자생물학과 미생물학에서 한 우물만 파온 연구자 두 명이 힘을 합쳐 저술했다.

김완기 아주대 약리학과 교수는 서울대에서 미생물학으로 학·석사를 취득하고 미국 UCLA에서 분자 생물학 연구로 박사 학위를 받은 권위자다. 최원자 이화여대 생명과학과 교수는 동 대학에서 생물학을 공부한 뒤 미생물 생화학, 분자 생물학 학위를 거쳐 미국 국립보건원(NIH), 조지타운대에서 관련 분야를 연구한 경력이 있다.

저자는 "어려운 부분이 있으면 건너뛰어도 무방하지만, 지구에서 아름다운 생명의 탄생에 이르는 4대 사건, 즉 RNA 세계, 세포막 형성, 광합성, 미토콘드리아에 관해서는 주의를 좀 더 기울여주기 바란다"며 애정을 표하기도 한다.

고등학생 수준의 생물학 지식만 필요하다고 적혀 있지만 비전공자에게 술술 읽힐 정도는 아니다. 생각해보면 지구상에서 40억년 동안 자리를 지켜온 미생물의 존재가 504페이지 분량에 정리된 것도 놀랍다.

책은 크게 4부로 나눠져 있다. 1부 '미생물의 행진'과 2부 '미생물학의 역사'에서는 미생물의 탄생 배경에 대해 다룬다.

지구와 함께 발전해온 미생물의 역사와 굵직한 업적을 남긴 '미생물학의 아버지' 파스퇴르, 코흐 등에 대해 살펴본다.

3부 '생활 속의 미생물'은 우리 주변에 상상도 할 수 없을 만큼 다양하게 활용되고 있는 미생물의 현장을, 4부 '미생물과 진화'는 미생물과 함께 변화해가는 사람의 면역체계, 인공 미생물의 등장을 담았다.

한가지 눈에 띄는 점은 본문 속 과학 용어에 실용주의가 깃들어 있다는 점이다. 저자는 유독 일본식 영어가 지배적인 우리나라 생물학의 현실을 안타까워하며 현재 과학계 주류 용어로 인정되는 미국식 영어로 표기법을 바꿔 달았다. '할 수 없이 남의 나라말을 쓰면서 굳이 우리만의 암호를 만들 이유는 하나도 없다'는 지론에서다.

[고보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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