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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20 (월)

"오직 트럼프를 위한 3박4일"…아베, 초밀착 에스코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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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경제

레이와 시대 첫 국빈으로 25일부터 3박4일 일정으로 일본을 찾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을 위해 아베 신조 일본 총리가 차원이 다른 '오모테나시(일본식 환대)'를 준비하고 있어 화제다. 타국 정상은 물론 종전 일본을 방문했던 미국 정상과도 비교가 되지 않을 정도로 파격적으로 의전하기 때문이다.

아베 총리는 24일 트럼프 대통령 방일 준비를 위해 먼저 도착한 존 볼턴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을 만났다. 아베 총리가 사전 면담에 이례적으로 45분이라는 많은 시간을 할애한 것만 보더라도 이번 방문에 들이는 공을 가늠해볼 수 있다. 일본 정부에서 경호 인력으로만 역대 최대급인 2만5000여 명을 투입할 계획이라고 산케이신문이 이날 보도했다. 해외 정상이 일본 전통 스포츠인 스모 우승자 시상에 나서는 것도 처음이다. 특히 미·일 정상이 3개월 연속 매달 만나는 것도 매우 이례적인 일이다. 두 정상은 지난달 아베 총리가 미국을 방문했을 때 만났으며 다음달 말 오사카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에서도 회담할 예정이다.

일각에서는 평소에도 찰떡궁합을 과시해온 두 정상이 상대의 국내 정치를 위해 '품앗이'식 협력을 하고 있다는 평가도 나온다. 아베 총리가 7월 참의원 선거에서 미·일 동맹 강화를 자신의 치적으로 홍보할 수 있도록 트럼프 대통령이 특별한 정치 외교적 현안이 없음에도 일본을 방문한다는 얘기다. 역으로 아베 총리는 내년 미국 대선 과정에서 트럼프 대통령 지지율 상승을 위한 선물을 내놓을 수 있다는 관측이다.

무역 등 양국의 껄끄러운 이슈가 이번 방문에서 배제된 것도 주목된다.

백악관은 트럼프 대통령 방일과 관련해 27일 양국 정상 기자회견에서 '매우 실질적인(substantive) 발표'를 할 것이라고 밝혀 그 내용에도 관심이 쏠린다. 트럼프 대통령은 23일 기자회견에서 미·일 통상교섭과 관련한 질문을 받고도 "(새 일왕 즉위라는) 역사적 시기에 내가 유일한 주빈"이라며 이번 방일을 자신의 치적으로 홍보했다.

일본 정부는 트럼프 대통령 도착에 맞춰 25일부터 도쿄에서 가장 높은 구조물인 스카이트리에 성조기를 상징하는 조명을 방일 기간 내내 밝힐 예정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26일 하루 종일 아베 총리와 함께한다. 오전에는 지바현에서 첫 일본인 미국프로골프(PGA) 우승자인 아오키 이사오(76)와 골프를 즐길 예정이다. 오후엔 스모 경기를 관람하고 우승자에게 미국 정부가 특별 제작한 트럼프배(杯)를 시상한다. 일본 정부에서는 양반다리로 앉아보는 경기장(도효) 앞자리에 트럼프 대통령을 배려해 의자를 준비했다.

27일에는 나루히토 일왕과 면담을 비롯해 미·일정상회담과 공동기자회견을 진행한다. 또 아베 총리가 핵심 정책으로 내걸고 해결을 추진하고 있는 납북 피해자 가족들과 면담도 예정돼 있다. 방일 마지막 날인 28일엔 두 정상이 함께 가나가와현 요코스카시에서 해상자위대 이즈모급 호위함 가가에 승선한다. 일본 정부는 가가를 사실상 항공모함으로 개조한다는 계획을 세워놓고 있다.

[도쿄 = 정욱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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