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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10 (금)

잡스와 정반대라서 애플의 후계자 된 남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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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일보

팀 쿡

린더 카니 지음|안진환 옮김|다산북스
480쪽|2만5000원

소년은 자전거를 타고 외딴 숲길을 달리고 있었다. 복면을 쓴 KKK(백인 우월주의자 단체) 단원들이 한 흑인 가족 사유지에서 십자가를 불태웠다. 겁도 없이 "그만둬!" 하고 외쳤다. 미국 남부 시골 출신인 팀 쿡 애플 CEO(최고경영자)는 조용했지만 어릴 때부터 강단 있는 성격이었다.

2011년 스티브 잡스가 팀 쿡을 후계자로 지목했을 때 많은 이가 "쿡은 이제 잃을 것밖에 없다"고 했다. 하지만 오판이었다. 애플이 바뀌기 시작한 것이다. 쿡은 '독재자' 잡스와 달리 소수자를 배려하고, 다양성을 존중했다. 포브스 500대 기업 CEO 중 처음으로 동성애자로 커밍아웃하기도 했다.

쿡은 IBM과 컴팩 같은 PC 제조 업체를 거친 생산·재고 관리 전문가다. 잡스는 항상 최고의 제품을 만들었지만, 재고 관리는 엉망이었다. 멋진 제품을 출시하고서 부품이 달려 못 만든 경우도 많고, 창고에 몇 달씩 쌓여 있는 제품도 있었다. 쿡 부임 후 7개월 만에 애플의 재고는 평균 30일치에서 6일치로 급감한다. 잡스가 조잡한 디자인을 경멸한 것처럼, 쿡은 과도한 재고를 증오했다. 그는 잡스가 가장 필요로 했던 사람이었다. 잡스 사후(死後)에는 애플 워치를 비롯해 혁신 제품을 내놓으며 탁월한 실력을 보여줬다.

베일에 가린 CEO 팀 쿡의 어린 시절과 성장 배경을 볼 수 있다. 저자는 20년 경력 IT(정보기술) 담당 기자로, 애플 전문 블로그인 '컬트 오브 맥' 편집장이다. 아마존 독자 서평 중엔 "애플 홍보의 은총을 받았다"는 표현도 있다. 애플은 자신에게 우호적인 기사와 비판적인 기사를 쓰는 기자들을 차별 대우하는 것으로 유명하다.





[신동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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