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05.09 (목)

"날 누가 죽였지?"… 떠돌이 영혼들의 유쾌한 수다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조선일보

죽음 1·2

베르나르 베르베르 지음전미연 옮김|열린책들
각 328쪽|각 1만4000원


자신이 살았는지 죽었는지 확인하는 방법 중 하나는 주변의 냄새를 맡는 것이다. 여느 날처럼 아침에 일어나 집을 나선 인기 추리소설 작가 가브리엘 웰즈는 꽃 가게 앞에서 멈칫한다. 좋아하던 꽃에 얼굴을 들이대고 킁킁대도 향기가 느껴지지 않을 때 그는 뭔가 잘못됐음을 직감한다. 병원에서 그는 의사 대신 영매를 만나고 "당신은 이미 죽었다"는 선고를 받는다.

프랑스 소설가 베르나르 베르베르의 신작은 이번에도 예약 판매만으로 인터넷 서점들에서 베스트셀러 10위권 안에 진입하며 인기를 증명했다. 이번 소설은 "누가 날 죽였지?"라는 질문으로 시작된다. 떠돌이 영혼이 된 주인공 웰즈는 자신이 살해당했다고 확신하고 그의 목소리를 들을 수 있는 영매 필라피니의 도움을 받아 수사에 나선다. 진실을 파헤치는 과정에서 웰즈는 같은 처지의 떠돌이 영혼들을 만나고 이들의 산만하고 유쾌한 수다가 이어진다.

주인공 웰즈는 베르베르와 똑 닮았다. 둘 다 대학에서 법학을 전공했고 기자로 일하다가 작가로 데뷔한다. 장르 소설을 무시하는 평론가들한테는 환영받지 못하지만 대중적으로 인기있다는 점도 공통점. 소설 속에서 평론가 장 무아지는 "청년들이 웰즈의 책을 좋아하는 건 교양이 없고 옥석을 가리는 눈이 없기 때문"이라고 독설을 퍼붓는다. 이어지는 웰즈의 반격은 베르베르 자신의 목소리처럼 들린다. "작가인 우리의 목표는 더 많은 사람이 책을 읽게 만드는 것, 이것뿐이에요."





[백수진 기자]

- Copyrights ⓒ 조선일보 & chosun.com,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