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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18 (토)

마크롱 '경호원 스캔들' 보도 르몽드 발행인에 소환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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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판적 언론 탄압" 비판 나와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의 '경호원 스캔들'을 보도한 일간 르몽드에 대해 해당 기사를 쓴 기자와 함께 발행인까지 공안 당국이 소환 방침을 밝혀 언론 탄압 논란이 벌어지고 있다.

23일(현지 시각) AFP통신에 따르면 간첩 등 공안사범을 조사하는 프랑스 정보기관인 국내안보총국(DGSI)은 르몽드의 발행인과 이사회 의장을 겸하고 있는 루이 드레퓌스와 아리안 슈맹 기자에게 오는 29일 소환하겠다는 방침을 통보했다.

슈맹 기자는 작년 5월 노동절 시위 때 마크롱의 사설 경호원 출신 엘리제궁 행정관인 알렉상드르 베날라가 경찰관 복장을 하고 젊은 남녀를 무차별 구타하는 영상을 공개하고 관련 기사를 썼다. 이 보도로 인해 국정조사에 이어 의회 청문회까지 열리며 마크롱 지지율이 급락했다.

DGSI가 슈맹 기자와 드레퓌스 발행인을 소환하는 것은 이 사건 보도가 아니라 지난 4월 프랑스 공군 출신 인사의 비위를 다룬 기사에서 특수부대 관계자들을 노출시켰다는 점을 문제 삼고 있다. 르몽드는 뤽 브로너 편집국장 명의의 사설을 게재해 "정보기관이 앞으로도 정부에 비판적인 언론인들을 소환할 것으로 예상돼 우려스럽다"고 했다.

슈맹과 드레퓌스를 포함해 DGSI는 올 들어 모두 8명의 언론인을 조사 대상에 올렸다. 사우디아라비아로 수출한 프랑스 무기가 예멘 내전에 사용됐다는 국방부 문건을 보도한 언론인 6명을 소환했거나 조만간 불러 조사할 예정이다.

전국기자협회(SNJ)는 성명을 내고 "DGSI는 권력이 좋아하지 않는 정보를 보도하는 모든 기자를 불러다 조사할 것인가"라고 비판했다. 상당수 프랑스 언론은 1881년 제정된 '언론 자유 및 취재원 보호에 대한 법률'을 정부가 어기고 있다고 지적했다.

[파리=손진석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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