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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20 (월)

與 "기밀 누설" 강효상 고발… 정청래 前의원도 작년에 한미정상 통화 공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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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당 "與 전의원은 착한 누설, 野 현의원은 못된 누설인가"

자유한국당 강효상 의원이 문재인 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통화 내용을 공개한 것을 놓고 정치권 공방이 격해지고 있다. 더불어민주당은 24일 "강 의원이 고교 후배인 외교관 K씨와 통화해 알게 된 내용을 유출한 행위는 국익을 훼손한 중대 사건"이라며 강 의원을 외교상 기밀 누설 등 혐의로 검찰에 고발했다.

민주당 법률위원장인 송기헌 의원은 이날 서울중앙지검에 강 의원 고발장을 제출했다. 송 의원은 "강 의원이 지난 9일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한·미 정상 간 비공개 통화 내용을 공개함으로써 3급 기밀에 해당하는 외교상 기밀을 누설했다"고 주장했다. 여당 의원들은 청와대가 주미 대사관 등 외교부 직원 휴대전화를 감찰한 데 대해서는 "정당한 절차"라고 했다. 홍익표 수석대변인은 "공무원 직무와 관련해 (감찰 대상이) 굉장히 소수였다"고 했다.

이에 대해 한국당 나경원 원내대표는 "(청와대가 통화 내용이) 사실이 아니라면서 무슨 기밀이라고 하는지 이해가 되지 않는다"며 "기밀이라면 청와대가 거짓말한 것에 대해 먼저 해명해야 한다"고 했다. 하지만 야권 일부에선 다른 이야기도 나왔다. 이명박 정부에서 청와대 외교·안보수석을 지낸 천영우 한반도미래포럼 이사장은 페이스북에 "책임 있는 정당이라면 (강 의원) 출당을 선택할 일"이라고 했다. 바른미래당 오신환 원내대표는 "현직 외교관이 기밀을 유출한 것은 사실상 간첩 행위"라고 했다.

이런 가운데 민주당 정청래 전 의원이 작년 문 대통령과 트럼프 대통령의 통화 녹취록을 입수했다며 그 내용을 공개했던 일이 다시 주목받고 있다. 그는 작년 1월 MBN에 출연해 "둘이 통화한 것을 내가 로데이터(raw data·원자료)로 다 받아봤다"며 자기 휴대전화에 자료가 있다고 주장했다. 당시 그는 "문 대통령이 트럼프 대통령에게 '북한에 강경하게 나가 북한을 대화의 장으로 끌어들였다'고 칭찬하자 트럼프 대통령이 '(한국) 국회에서 연설했을 때 박수를 많이 받아 좋았다'고 화답했고, 문 대통령이 평창올림픽 기간 한·미 연합 군사훈련 연기를 요청하자 트럼프 대통령이 이를 들어줬다"는 취지로 말했다.

정 전 의원은 그러나 지난 23일 KBS에 출연해서는 "(강 의원의 한·미 정상 대화 내용 공개는) 기밀 누설이고 중대 범죄"라며 "정상끼리 나눈 대화는 합의한 것만 발표하고 나머지는 비공개다. 무조건 잘못한 일이고 참 못된 짓"이라고 비판했다. 본지는 정 전 의원의 입장을 듣고자 수차례 전화했으나 연락이 닿지 않았다.

한국당 김현아 원내대변인은 "여당 전 의원의 행동은 착한 누설이고 야당 현 의원의 행동은 못된 누설인가"라고 했다.

[김동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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