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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26 (수)

"트럼프, 관세보다 더 강력한 무기 발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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각국·기업들 '화웨이 보이콧' 속출… MS도 화웨이 노트북 판매 중단

폼페이오 "中공산당과 깊이 연계, 미국의 정보 위태롭게 해" 맹공

미국 정부가 중국 통신장비 업체 화웨이에 고강도 압박을 계속하고 있다. 화웨이가 중국 공산당에 연계돼 있음을 분명히 하며, 동맹국들에 반(反)화웨이 전선에 동참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 화웨이에 노트북 운영체제를 공급하고 있는 미국 마이크로소프트(MS) 또한 화웨이와 일부 거래를 중단하기로 하는 등 미국 정부의 화웨이 거래 중단 조치의 파장이 점차 커지고 있다.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은 23일(현지 시각) CNBC 인터뷰에서 "화웨이가 중국 정부와 일하지 않는다는 것은 거짓말"이라고 일축하면서 "화웨이는 중국뿐 아니라, 중국 공산당과 깊이 연계돼 있다. 이러한 연계성은 미국의 정보를 위태롭게 만든다"고 말했다. 그는 또 "(어떤 산업이) 국가가 관할하는 비즈니스이고, (그 산업에 속한) 기업이 중국 정부로부터 직접 보조금을 받는다면 (중국 정부가) 그 기회를 잘 이용할 것이라는 데 의심의 여지가 없다"며 "전 세계를 다니며 각국 정부 수장들에게 화웨이 채택에 따른 국가 안보의 위험성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미국의 대대적인 압박에 화웨이와 거래를 끊는 기업들이 속출하고 있다. 23일 블룸버그는 "마이크로소프트가 자사 온라인 매장에서 화웨이 기술이 들어간 노트북 컴퓨터 판매를 중단시켰다"고 보도했다. MS는 또 자사의 클라우드 플랫폼 상품인 '애저 스택'을 소개하는 웹페이지에 게시한 협력업체 목록에서 화웨이를 삭제했다고 블룸버그는 전했다.

화웨이와 그 계열사와의 거래 중단을 요구한 미 상무부의 조치에 대해 구글·인텔·퀄컴 등이 화웨이와의 새로운 거래를 중단한 것에 이어, MS도 거래를 제한하면서 미국 정부뿐 아니라 대표적인 IT 기업들도 대(對)화웨이 봉쇄전에 속속 참전하는 모양새다. 다만 MS는 화웨이에 MS 윈도 서비스 공급을 중단할지에 대해선 공식 입장은 아직 내놓지 않고 있다.

비즈니스인사이더는 "화웨이의 노트북 운영체제는 MS 윈도 기반으로 돌아가고 있기 때문에 MS가 소프트웨어 공급을 전면 중단한다면 화웨이의 노트북 사업은 본질적으로 망가질 것"이라고 분석했다.

화웨이는 이미 스마트폰 부문에서도 커다란 타격을 입고 있다. 지난 23일 모바일 반도체 설계 부문 세계 시장의 90%를 장악하고 있는 영국의 ARM이 화웨이와 거래 중단을 선언한 데 이어, 영국과 일본 이동통신사들도 화웨이폰 신규 발매 중단을 발표했다. 중화텔레콤, 타이완모바일 등 대만 5대 통신사도 화웨이 신규 스마트폰 판매 중단을 선언하면서 반(反)화웨이 대열에 합류했다.

조선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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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룸버그는 화웨이에 대한 거래 제한 조치에 대해 전문가들을 인용해 "트럼프가 관세보다 더 강력한 무기를 발견했다"면서 "미국이 미·중 무역 전쟁에서 둔 여러 가지 수 가운데 가장 강력한 효과를 발휘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미국 내 대중 강경파는 화웨이뿐 아니라 인공지능(AI), 로봇, 3D 프린팅 분야 등 첨단 중국 기업에 대해 화웨이와 같은 제재를 가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고 블룸버그는 전했다.

이런 상황에서 트럼프 대통령은 23일 미·중 무역 전쟁으로 피해를 입은 미국 농가에 대한 160억달러(약 19조원) 지원 계획을 발표하면서 "중국과 (무역) 합의를 하면 합의의 일부나 혹은 다른 방식으로 화웨이 문제를 포함시키는 것을 고려해 볼 수 있다"고 말했다. 중국 정부가 미국이 원하는 방식으로 무역 협상에 합의하면 화웨이에 취한 거래 제한 조치를 해결할 수 있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하지만 이 자리에서 트럼프 대통령은 "화웨이는 매우 위험하다. 그들이 하는 일은 안보적인 관점이나 군사적인 관점에서 매우 위험하다"고 말하며 공격의 고삐를 늦추지 않았다.

이와 관련, 미 국무부는 23일 '미국은 화웨이 거래 제한 조치에 한국도 협력해야 한다는 입장이냐'는 한국 언론의 서면 질의에 "미국의 입장은 분명하다. 모든 국가가 5세대(5G) 네트워크 구축에 있어 위험(평가) 기반의 보안 체제를 채택하기를 강력히 촉구한다"고 밝혔다. 또 "우리는 중국이 자국 통신장비 업체들이 미국인과 다른 나라 국민의 이해에 반하는 행위를 하도록 강요할 수 있음을 특히 우려하고 있다"고 했다.

한국을 비롯한 모든 동맹국이 미국의 대(對)화웨이 제재에 동참해 주기를 바란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뉴욕=오윤희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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