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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19 (일)

정청래, '녹취 입수' 발언 해명..."靑 공개 내용 말한 것…예능에 소소한 양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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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초 방송서 "文-트럼프 통화 녹취·로데이터 받았다" 언급
페이스북서 "미공개 대화 나는 몰라...'소소한 양념'은 상상력"

더불어민주당 정청래 전 의원이 작년 초 방송에 나와 '문재인 대통령과 트럼프 미 대통령간 통화 녹취를 입수했다'고 주장한 것과 관련해 "(당시 내가 입수했다고 말한 녹취는) 청와대에서 언론에 공개한 내용"이라며 "공개되지 않은 한미 정상의 대화 내용을 나는 모른다"고 했다. 그는 "(당시 발언은) 시사예능 방송의 성격상 소소한 양념은 평소 나의 식견과 유머, 그리고 문학적 상상력"이라며 "내가 방송 중 한 말에 기밀은 없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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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불어민주당 정청래 전 의원이 지난해 1월 8일 MBN의 프로그램에 출연해 문재인 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의 통화 내용 전체를 입수했다고 주장하고 있다./MBN 방송 화면 캡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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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 전 의원은 26일 페이스북 글에서 "(자유한국당이) 당시 내 단어 선택에 오해의 소지가 있을 수 있다는 점을 빌미 삼아 강효상 의원이 저지른 외교 기밀 누설이란 범죄를 물타기하고 있는 것"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정 전 의원은 작년 1월 8일 방송된 MBN 프로그램 '판도라'에 출연해 1월 4일에 있었던 한·미 정상간 통화를 주제로 대담했다. 해당 프로그램은 1월 5일 녹화된 것으로 전해졌다. 당시 방송에서 정 전 의원은 "문 대통령과 트럼프 대통령 둘이 통화한 것을 내가 로데이터(raw data·원자료)로 다 받아봤다"며 자기 휴대전화에 자료가 있다고 주장했다. 함께 출연한 하태경 바른미래당 의원이 "녹음을 받았단 말이냐"고 거듭 물어보자 "녹음을 받았다는 게 아니라 녹취"라고도 했다.

정 전 의원은 또 당시 "문 대통령이 트럼프 대통령에게 '북한에 강경하게 나가 북한을 대화의 장으로 끌어들였다'고 칭찬하자 트럼프 대통령이 '(한국) 국회에서 연설했을 때 박수를 많이 받아 좋았다'고 화답했고, 문 대통령이 평창올림픽 기간 한·미 연합 군사훈련 연기를 먼저 요청하자 트럼프 대통령이 이를 들어줬다"는 취지로 말했다.

하지만 청와대 윤영찬 국민소통수석이 작년 1월 4일 서면 브리핑한 내용에는 '양국 정상은 한미 연합군사훈련에 대해 평창 올림픽 기간 중 실시하지 않기로 합의했다'라고 돼있고 문 대통령이 트럼프 대통령에게 평창 동계 올림픽 기간 중에 한미 연합군사훈련을 연기했으면 좋겠다고 먼저 제안했다는 내용은 없다. 이 때문에 한국당에선 정 전 의원이 자신이 언급한 대로 미공개 통화 녹취록을 입수한 것 아니냐는 의혹을 제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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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청래 전 의원 페이스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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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에 대해 정 전 의원은 이날 "한미정상 통화관련 토크 중, 지금도 청와대 사이트에서 찾아볼 수 있는 그 내용을 내려 받아 확인했기에, 그것을 토대로 이야기했다"고 했다. 당시 '녹취를 받았다'고 말한 데 대해선 "(함께 출연한) 하태경 의원이 녹음 이냐고 묻길래 녹음을 들은 것은 아니니 녹취라고 했다. 녹화 후 단어 선택에 오해의 소지가 있을 수 있겠다 싶어 방송에서는 이미 청와대에서 언론에 공개한 내용이라고 따로 자막 처리를 했다"고 했다. '로데이터를 다 받아봤다'고 한 데 대해서는 "양 정상 발언이 (청와대 자료 등에) 인용부호로 서면 정리 되어 있었기에 이걸 로데이터라 표현한 것"이라고 했다.

정 전 의원은 그러면서 "시사예능 방송의 성격상 소소한 양념은 평소 나의 식견과 유머, 그리고 문학적 상상력"이라고 했다. 정 전 의원은 "나와 강효상 의원을 묶어 보도하는데 내가 외교 기밀을 누설하기라도 했다는 것인가"라며 "참는 데도 한계가 있다. 허위사실 유포에는 법적조치로 대응하겠다"고 했다.

[유병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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