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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18 (토)

봉준호 '기생충' 칸 영화제 최고 영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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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진행 : 이광연 앵커, 박석원 앵커

■ 출연 : 강유정 / 영화평론가

* 아래 텍스트는 실제 방송 내용과 차이가 있을 수 있으니 보다 정확한 내용은 방송으로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앵커]

마침 올해가 한국영화 탄생 100주년이기 때문에 이번 수상의 감동은 더 하다고 볼 수 있습니다.

외신들도 호평을 이어가고 있는 봉준호 감독의 기생충. 영화평론가인 강유정 강남대 교수와 함께 수상의 의미 짚어보도록 하겠습니다. 어서 오십시오.

[인터뷰]

안녕하세요.

[앵커]

어떻습니까? 전문가들 사이에서 어느 정도 예견된 수상이었나요?

[인터뷰]

사실 어제 한국 시간으로 밤 12시 정도부터 상을 받을 것이냐 말 것이냐 좀 이야기가 있었습니다만 집행위원장이 가지 말고 있어라라는 그런 후문이 들려와서, 이 얘기는 모든 수상 가능성이 있다라는 말이거든요. 그래도 사실 솔직히 말해서 황금종려상을 정말 받을 줄은 기대했지만 사실이 될 줄은 몰랐습니다.

[앵커]

봉준호 감독조차도 사실은 수상 가능성은 낮게 봤고, 물론 겸손일 수도 있겠습니다마는 오히려 남우주연상을 내세우기도 했었는데 아무튼 상을 받았습니다. 최고 영예인 황금종려상. 사실 우리 영화들이 매번 그 문턱에서 좌절을 맛보기도 했잖아요.

[인터뷰]

사실은 2002년 임권택 감독의 취화선이 감독상을 받으면서 칸느영화제에 한국 영화들이 소개되기 시작했죠. 올드보이가 심사위원대상을 2004년에 받았고 밀양으로 여우주연상을 받았고 그리고 2010년 시가 각본상을 받았습니다만 아무래도 갈증이 남아 있었습니다. 왜냐하면 황금종려상은 바로 최고의 상이기도 하고 작년에는 아시겠지만 버닝의 이창동 감독이 굉장히 유력한 황금종려상 후보로 거론이 되다가.

[앵커]

오히려 그때가 더 가능성이 높다고 했었죠.

[인터뷰]

맞습니다. 마지막에 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의 만비키 가족이 상을 받으면서 아쉬움도 있었기 때문에 이번 수상은 어떤 그런 아쉬움을 넘어서는 놀라운 사건이 되지 않았나 싶습니다.

[앵커]

시사회 때 기립박수가 8분가량 이어지기도 했었고 봉준호 감독의 영화 중에 웃음이 가장 많았다, 이런 평도 있던데 기립박수나 그런 반응들이 수상 가능성으로 이어지는 건 아니죠?

[인터뷰]

왜냐하면 약간 기본적으로 영화가 끝나면 칸느영화제의 상영작 그리고 게다가 경쟁 부문 상영작이 된다는 것 자체가 영광이기 때문에 어느 정도의 박수 세례는 이어지기 마련입니다. 이번에도 좋은 기미 중 하나는 뭐였냐면 감독과 참석자들이 우리 좀 그만합시다라고 말할 정도로 엔딩 타이틀이 다 올라가고 나서까지도 박수갈채가 이어졌다고 하는데요. 사실 그때 확인한 건 대중적인 열망과 그리고 반응이 상당히 높다까지는 확인이 됐던 겁니다.

[앵커]

그러면 여기서 봉준호 감독과 또 배우 송강호 씨의 목소리를 듣고 다시 돌아오겠습니다.

[봉준호 감독 : 우리 시대의 모습을 담고 있지 않나 라는 지점하고, 두 번째는, 영화라는 게 감독 혼자 하는 작업이 아닌데 송강호 선배처럼 위대한 배우들, 우리 영화의 훌륭한 배우들이 뿜어내는 에너지,이 두 가지가 어필한 것이 아닌가 생각합니다.]

[송강호 / '기생충' 주연배우 : 20년 가까이 작업을 하면서 배우로서 행복하죠. 이런 훌륭한 감독과 계속 작업을 할 수 있다는 것이 배우 입장에서는행운을 넘어 큰 복을 받은 느낌이죠.]

[앵커]

송강호 씨를 국보급 배우다라고 소개를 해서 봉준호 감독이. 국보급 감독이 말하는 국보급 배우면 어느 정도인가. 이런 생각이 드는데. 어떻습니까? 일단은 봉 감독 얘기로는 사실은 한국적인 얘기이기 때문에 조금 외국인들에게 어필하기는 쉽지 않을 거라고 예상을 했습니다만 결과가 이렇게 나왔거든요.

[인터뷰]

송강호 씨 가족이 살고 있는 영화 속에서 공간이 반지하입니다. 그런데 이 반지하라는 공간 자체가 봉 감독도 얘기를 했는데요. 한국의 매우 특수한 주거형태다라고 얘기를 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오히려 지금 말하고 있는 게 계급사회의 문제 정도가 아니라 사실은 봉 감독은 양극화까지로 벌어진 계급사회 문제를 다루고 싶어 했고 이런 부분들은 단순히 반지하와 고급 저택의 이분법으로 나뉘는 건 아니라도 세계적으로 굉장히 오히려 보편적인 문제가 됐던 거죠. 그런 보편적인 문제를 너무 심각하게 들어간 게 아니라 오히려 블랙코미디적 요소로 드러냈다는 게 봉 감독이 갖고 있는 사회학적 반응과 그리고 사회학적인 자신의 지식이 영화적으로 녹아났을 때 미학이 된 경우가 어떤 반응을 주는지 보여주는 장면이기도 합니다.

[앵커]

빈부격차, 소득분배 같은 건 이제 어느 정도 세계적인 정서이기 때문에 그런 부분을 건드린 점이 유효했다고 보시는 건데. 저는 어떤 점이 궁금하냐 하면 사실 우리가 코믹요소, 재미요소라고 하지만 또 외국 영화가 우리한테 재미가 없을 때가 있듯이 한국 영화가 또 외국인들한테 재미가 없을 때가 있잖아요. 그건 그동안 쌓아왔던 봉 감독의 내공의 힘일까요?

[인터뷰]

내공의 힘이고요. 그런데 아마 설국열차도 다들 보셨을 거고요. 그 이후에 옥자 같은 경우는 심지어 외국 배우들을 기용해서 이야기를 했습니다만 다음 세대 먹거리를 이용하기 위해서 유전자 복제를 그렇게 우리가 어떤 점에서는 비윤리적으로 해도 되나라는 문제를 건드렸는데 이것 역시 우리에게 그렇게 낯설게 다가오지 않았죠. 그러니까 봉 감독의 가장 큰 특징이라면 이렇게 이슈메이킹에 있어서 보편성을 이끌어내는 아주 탁월한 주제 설정 능력입니다.

거기에 연기력까지 보태지게 되니 관객들에게 우리의 문제는 아니라도 우리의 문제가 맞다라는 아주 묘한 모순점들을 설득하게 하는 힘을 가진 감독이라는 거죠.

[앵커]

어떤 보편성을 풀어내는 봉준호 감독의 특징, 이런 것들을 설명해 주셨는데 이번에 이 기생충. 아직 국내 개봉은 하지 않았지만 심사위원들에게는 어떤 점이 가장 큰 매력으로 어필이 됐을까요?

[인터뷰]

이런 평가도 있었어요. 봉준호 감독 자체가 장르다라는 표현이 있었는데 우리가 방금 얘기한 것처럼 초기작인 플란다스의 개부터 시작해서 기생충에 이르기까지 같은 장르로 한 번도 봉 감독은 돌아온 적이 없습니다. 먼저 SF로 갔다가 판타지로 갔다가 극사실주의 영화로 왔다가 굉장히 다양한 영화들을 만들었는데 이렇게 장르를 넘나드는 아주 뛰어난 연출력. 그리고 잘 보시면 플란다스의 개도 개를 훔쳤는데 그걸 추적한다든가 상황을 넘어서는 예측 불가능한 어떤 전개들. 그리고 무엇보다도 촌철살인의 대사들이 영화마다 꼭 있었던 거죠. 그래서 살인의 추억에서 마지막 밥은 먹고 다니냐. 이 대사도 지금까지도 인정이 되고 있고요. 설국열차의 꼬리칸이라는 건 지금 사회적인 비유로 쓰이고 있는 말들입니다. 바로 이런 부분들이 해외에서도 통하고 그리고 만장일치로 선정하게 된 그런 봉준호 감독의 능력이라고 할 수 있겠죠.

[앵커]

해외 언론 표현 중에 평론가님 말씀하셨지만 정확히 표현하면 마침내 봉준호가 하나의 장르가 되었다라는 표현이더라고요. 저도 그 표현이 가장 기억에 남던데 이로써 마침 또 100주년이기도 하고요. 국제영화계에서 한국영화의 입지는 좀 더 단단해졌다고 봐도 되겠죠?

[인터뷰]

그도 그럴 수밖에 없는 게 봉준호 감독은 가장 큰 장점이 뭐냐 하면 천만 영화를 만든, 그러니까 대중성도 갖춘 예술감독입니다. 우리가 예술극 영화 하면 재미없을 수 있다, 지루하다, 힘들다라는 선입견이 있는데 봉준호 감독 영화는 재미있으면서 의미 있는 영화를 구축해냈거든요. 게다가 이번에 선판매가 192개국이고 벌써 리메이크를 하겠다라고 굉장히 쇄도하고 있다고 합니다. 이 자체가 단순히 예술영화감독으로 머무는 게 아니라 한편으로는 대중적인 힘까지 가지고 있는 영화감독이라는 것이 입증되었기 때문에 그 영향력과 파급력은 지금 이상으로 되지 않을까 기대해 봅니다.

[앵커]

주연배우인 송강호 씨의 얘기를 빼놓지 않을 수가 없는데 어떻습니까? 송강호 배우는 봉준호 감독의 페르소나라고 불릴 정도고 또 국보급 배우다라고 칭찬을 했는데.

[인터뷰]

맞습니다. 물론 박찬욱 감독의 영화에도 자주 출연했었지만 살인의 추억으로 해서 한국인의 얼굴이라는 평가를 받았죠. 거기에 나왔던 시골 형사의 모습은 80년대 한국인의 보편성을 보여준 얼굴이 되기도 했고요. 그리고 송강호 씨가 재미있는 말을 했습니다. 자기가 칸에 왔을 때 맨손으로 돌아간 적이 없었다. 사실 밀양 때도 있었고요. 그리고 박쥐 때도 있었습니다. 그때마다 상을 하나씩 수상해서 왔는데 재미있는 이야기도 하지만 송강호 씨는 말 그대로 한국인의 얼굴로 앞으로도 영화사에서 기억이 될 만한 배우로 남지 않을까 싶습니다.

[앵커]

앞서 잠시 리메이크 얘기도 해 주셨는데 칸은 영화제인 동시에 필름마켓이기도 하잖아요. 황금종려상, 곧 상업적인 성공도 이끌 수 있다는 의미인데 어떻게 예상하십니까?

[인터뷰]

잠시 말씀드렸던 것처럼 저는 봉준호 감독은 조금 결은 다르지만 타란티노 감독이나 이런 감독들처럼 대중성까지 갖추고 있는 그리고 상당히 동시대적인 문제를 보편적인 언어로 다룰 수 있는 감독이기 때문에 한국에서만의 여파뿐만 아니라 전 세계적으로 일종의 흥행성까지 갖춘 감독이라고 봅니다. 그러니까 저는 대단히 부러운 재능인 것 같아요. 예술성과 그리고 대중과의 어떤 호흡을 한다는 건 대중의 욕망을 읽어낸다라는 거거든요. 그런 두 가지를 갖추기가 힘든데 봉 감독은 이번 일을 계기로 세계적인 반열의 감독으로 올라설 게 분명해 보입니다.

[앵커]

이번에도 영화 끝나고 관객들에게 이른바 빵 터지게 해서 화제가 됐잖아요.

[인터뷰]

지금도 우리 잠깐 인터뷰 보면 알 수 있다시피 워낙에 언어 센스가 좋은 감독이고 겸손 속에서도 촌철살인의 말을 잘하는 감독이기 때문에 그렇지 않았을까 싶습니다.

[앵커]

마지막으로 이번 수상이 세계 영화계의 한국영화의 위상을 조금 더 높이는 계기가 되지 않을까 이런 생각도 드는데 어떻게 전망하십니까?

[인터뷰]

한국영화의 위상은 이미 높습니다. 높았지만 아쉬웠던 게 황금종려상이 일종의 화룡점정이라고 할 수 있겠죠. 점 하나를 찍어주는 게 부족했는데 이번에 그 점을 찍어줬다고 할 수 있겠고요. 그리고 이번에 악인전도 경쟁작 이외에 선보이는 작품들에서도 선을 보였습니다. 무슨 말이냐면 세계 영화계가 한국영화를 경쟁부문 외에도 계속해서 어떤 변화가 있는지를 주목하고 있는 건데요. 한국 영화는 아마 앞으로도 좀 더 확장세 안에서 성장해 나갈 것으로 보입니다.

[앵커]

한 가지만 짧게 질문드리면 지난해에는 일본의 고레에다 고레에다 감독이었고 올해는 봉준호 감독이었거든요. 칸을 비롯해서 해외 시장에서 아시아 영화의 입지도 넓히는 계기가 되었을 것 같아요.

[인터뷰]

허를 찌르는 기분이었습니다. 왜냐하면 작년에 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이 수상을 했기 때문에 칸이 워낙 큰 영화제이기 때문에 일종의 지역안배 내지는 정치적 중립성에서의 모습을 보여주는 경향이 없지 않아 있었습니다. 그래서 다들 조심스럽게 어떤 점에서는 아쉽지만 손해를 볼 수 있겠다라는 생각이 들었는데 아마도 지금 할리우드를 중심으로 한 미국 영화시장이 대부분 오리지널 시나리오를 바탕으로 한 것이 아니라 과거의, 이를테면 어벤져스처럼 대중문화를 재활용하고 있는 작품들이 흥행하고 있는 반면 이 작품도 그렇지만 고레에다 감독의 그 작품도 오리지널 시나리오를 바탕으로 한 진짜 말 그대로 자기 영화였거든요. 이 세계에 대한 존중감이 바로 작년과 올해에 이어서 수상으로 이어졌고요. 동아시아 예술계에서는 그런 부분에서 여전히 생명력을 가지고 있다고 보여집니다.

[앵커]

지금까지 영화평론가 강유정 교수와 함께 이야기 나눴습니다. 오늘 말씀 고맙습니다.

[인터뷰]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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