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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03 (월)

에베레스트 ‘인간체증‘ 심각···11일 새 10명 사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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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향신문

에베레스트 정상으로 향하는 좁은 길이 지난 22일(현지시간) 등반객들로 붐비고 있다. AF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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높이 8848m의 세계 최고봉 에베레스트 정상 등산로에서 최근 산악인 10명이 사망했다고 뉴욕타임스 등이 25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좁고 위험한 등산로에 사람들이 몰려 ‘병목’ 현상이 발생한 것이 잇단 사고의 배경으로 지목된다.

뉴욕타임스는 이날 오전 영국인 로빈 헤인스 피셔(44)가 에베레스트 정상을 밟고 하산하던 중 쓰러져 사망했다고 전했다. 가이드 업체 관계자는 “오랜 등반 시간과 어려운 하산 과정에서 체력이 떨어져 사망했다”고 말했다. 앞서 24일에는 아일랜드 등반객과 오스트리아 등반객, 네팔인 가이드 등 3명이 사망했다. 23일에는 인도인 2명, 22일에는 인도인과 미국인 각 1명이 사망했다. 15일과 17일에도 각기 아일랜드인 1명과 인도인 1명이 등반 중 사망했다.

외신들은 사망 배경에 에베레스트의 ‘인간 체증’이 자리잡고 있다고 지적했다. 봄 시즌인 3~5월은 항상 등반객이 몰린다. 올해는 평년보다 기상 조건이 나빠 정상 등반이 가능한 날짜가 줄었다. 옵저버는 “평년의 경우 5월 중 정상 등반이 가능한 날이 7~12일인데, 이번 시즌은 5일밖에 안 돼 2012년 이후 최악의 체증을 보였다”면서 “한 번에 1명만 지나갈 수 있는 험난한 코스에 수백명이 몰렸다”고 지적했다. 등반 시간이 길어지면서 등반객들이 탈진했다는 것이다. 23일 하산 도중 사망한 인도인 니할 바그완(27)은 정상에 오르기 전 12시간 동안 대기줄에 갇혀 있었다.

한 셰르파는 뉴욕타임스에 “에베레스트를 여러 차례 올랐지만 올 봄 체증은 최악”이라며 “추가 산소통 없이 정상에 오른 등반객들이 가장 큰 피해를 입고 있다. 강풍이나 혹한이 아니라 체증 때문에 고생하고 있다”고 말했다.

네팔 정부가 너무 많은 등반객에게 등반을 허용해 줬다는 지적도 나온다. 네팔 정부는 올해 봄 시즌에 381명의 정상 등반을 허용했다. 지난해에는 346명이었다. 허가를 받으려면 1명당 1만1000달러(약 1306만원)를 내야 한다. 등반자의 준비 부족도 문제점으로 거론된다. 가디언은 베테랑 가이드의 말을 인용해 “에베레스트의 인기가 높아지면서 경험이 부족한 사람들이 늘어났다”고 전했다.

정원식 기자 bachwsik@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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