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05.21 (화)

셀카찍고 스모 보고…온종일 붙어다닌 트럼프·아베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매일경제

일본 지바현 모바라컨트리클럽에서 26일 골프 라운드를 마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왼쪽)이 아베 신조 일본 총리와 웃으며 `셀카`를 찍고 있다. [사진 제공 = 아베 총리 트위터]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아베 신조 일본 총리가 레이와 시대 첫 국빈으로 일본을 방문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을 위해 직접 골프 카트를 운전하는 등 맞춤 특급 의전을 26일 선보였다. 전날 일본에 도착한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세끼 식사를 포함한 전체 일정을 아베 총리와 함께하며 브로맨스를 과시했다. 두 정상은 27일에도 정상회담을 비롯해 납북 피해 일본인 가족 면담, 일왕 주최 만찬 등을 함께할 예정이다. 28일엔 해상자위대의 이지스급 호위함 '가가'에 동반 승선한다.

일본 언론은 미·일 정상 간 개인적인 관계가 가장 친밀했다는 평가를 받는 1980년대 '론야스 밀월'을 넘어서는 수준으로 친밀도를 보여줬다며 분위기를 띄웠다. 론야스 밀월은 로널드 레이건 전 미국 대통령과 나카소네 야스히로 전 일본 총리가 서로를 이름으로 불렀던 것에서 유래했다. 아베 총리는 이를 패러디해 '도널드 신조'란 표현을 쓰기도 했다.

1980년대 미·일 양국은 안보 면에서 협력을 강화하면서도 경제 면에서는 갈등을 겪다 '플라자합의'에 이르렀다. 트럼프 대통령과 아베 총리가 개인적으로는 찰떡궁합을 과시하지만 안보 협력과 경제 갈등이 공존하고 있다는 점에서 당시와 유사하다. 트럼프 대통령과 아베 총리는 26일 오전 도쿄 인근 지바현 모바라시에서 골프로 이날 친교 일정을 시작했다.

두 정상 모두 헬리콥터를 이용해 이동했으며 아베 총리가 먼저 도착해 트럼트 대통령을 맞았다. 이후 두 정상은 아베 총리가 운전하는 카트로 이동해 클럽하우스에서 조찬을 함께한 뒤 2시간 반가량에 걸쳐 16홀을 함께 돌았다. 헬기 이착륙을 위해 일부 코스가 폐쇄되면서 이날 골프는 16홀에 그쳤다. 두 정상이 골프를 친 것은 이번이 다섯 번째다.

이날 골프에는 일본인 최초 미국프로골프(PGA) 챔피언인 아오키 이사오가 동행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2017년 방일 때 아오키 선수와 잭 니클라우스 선수의 1980년 경기를 언급하며 "최고의 퍼팅 실력을 갖췄다"고 칭찬한 것이 고려됐다.

아베 총리는 온·오프라인을 넘나들며 일본식 환대를 뜻하는 오모테나시로 트럼프 대통령 마음을 사로잡기 위해 동분서주했다. 경기 중에는 트럼프 대통령과 찍은 셀카를 트위터에 올렸고, 이를 일본 총리실 트위터에서도 공유하는 등 미·일 동맹을 과시하는 수단으로 적극 활용했다. 아베 총리는 전날부터 트럼프 대통령 방일을 맞아 성조기 색깔로 조명을 비춘 전망대인 스카이트리 사진을 자신의 소셜미디어에 영어와 일본어로 올렸다. 트럼프 대통령도 골프 전 "일본은 골프를 사랑한다"며 "잭 니클라우스, 타이거 우즈, 필 미컬슨의 엄청난 팬이며 내가 게리 플레이어는 어떤지 묻자 '게리도 사랑한다'고 말했다"는 트윗을 올리거나, 아베 총리의 트윗을 공유하며 화답했다.

매일경제

스모 우승자에 `트럼프컵`
26일 일본 도쿄 료고쿠에 있는 국기관에서 스모 경기를 관람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우승자인 아사노야마 히데키에게 `미국 대통령컵`을 전달하고 있다. 이날 트럼프 대통령과 아베 신조 일본 총리 부부는 스모 경기를 관람하며 친분을 과시했다. [AP = 연합뉴스]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골프를 마친 두 정상은 이어 도쿄로 이동해 영부인들과 함께 료고쿠 국기관에서 열린 스모 경기를 1시간가량 관람했다. 미국 정상이 스모 경기를 관람한 것은 처음이다. 미·일 정상은 경기장(도효) 바로 앞에 특별히 마련된 의자에서 일반 관람객과 함께 경기를 관람했다. 전통을 중시하는 스모 경기장에 의자석과 경기장에 올라가는 계단 등이 마련된 것은 이례적인 일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끝난 여름대회 우승자인 아사노야마 히데키에게 미국 정부에서 제작한 높이 137㎝, 무게 30㎏짜리 '미국 대통령컵' 트로피를 직접 들어 전달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시상사에서 이날 날짜를 말하며 '레이와 원'(레이와 원년)이라고 말해 눈길을 끌었다.

이전에도 '프랑스 대통령배'가 있었지만 외국 정상이 직접 스모 경기장에 올라 시상한 것은 처음이다. 스모 경기 관람 후 두 정상 부부는 도쿄 롯폰기 로바타야키(화로구이) 식당으로 이동해 비공개 만찬을 했다. 다만 과도한 경호 등으로 인한 불만도 이어졌다. 두 정상 부부가 스모 경기를 관람한 료고쿠 국기관에서는 금속탐지기 검사는 물론 액체류를 소지한 관람객에게는 직접 한 모금 마셔보도록 시킨 뒤에 입장을 허용했다. 여기에 장내 자판기까지 모두 판매 중지한 것도 불만을 키웠다. 고령인 한 관람객은 NHK와 인터뷰하면서 "발이 불편해서 준비해 온 음료를 갖고 들어올 수 없어 최악의 날이 됐다"고 말했다. 일본 정부는 트럼프 대통령 방일 기간 경호를 위해 2만5000명에 달하는 인력을 투입했다. 이는 2년 전 트럼프 대통령 방문 때에 비해 배에 달하는 수준이다.

[도쿄 = 정욱 특파원]

[ⓒ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