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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07 (화)

'12살 소년의 꿈'… 한국영화 100년 역사 새로 썼다 [봉준호 감독 '기생충' 칸 황금종려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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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장일치… 한국영화 첫 수상..경쟁부문 두번째 도전만에 수상
문대통령 등 각계 축하 이어져
마이크 넘겨 받은 송강호 "대한민국 배우들에게 영광을"


파이낸셜뉴스

봉준호 감독(왼쪽)과 배우 송강호가 영화 '기생충'으로 25일(현지시간) 프랑스 칸에서 열린 제72회 칸영화제에서 최고상인 황금종려상을 수상한 뒤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한국영화 역사상 황금종려상의 영예를 안은 사람은 봉 감독이 처음이다. EPA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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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그냥 열두살에 영화감독이 되기로 마음먹었던 소심하고 어리숙한 영화광이었다. 이 트로피를 손에 들 날이 올지는 상상도 못했다."

봉준호 감독(50)이 영화 '기생충'으로 제72회 칸영화제에서 최고 영예인 황금종려상을 수상했다. 한국영화 100년사 최초의 황금종려상 수상이다. 한국영화로서는 2010년 이창동 감독의 '시'가 각본상을 받은 이래 9년 만에 거둔 성과다. 2002년 임권택 감독이 '취화선'으로 감독상을 수상한 이래 2004년 박찬욱 감독의 '올드보이'가 심사위원대상을 받았다. 또 2007년 전도연이 이창동 감독의 '밀양'으로 여우주연상을, 2009년 박찬욱 감독의 '박쥐'가 심사위원상을 받았다.

봉 감독 개인으로서는 칸 입성 다섯번째, 경쟁부문 진출 두번째에 이룬 쾌거다. 봉 감독은 지난 2006년 영화 '괴물'이 감독주간에 초청되며 칸에 입성했다. 이후 '도쿄!'(2008년·주목할 만한 시선), '마더'(2009년·주목할 만한 시선), '옥자'(2017년·경쟁)로 칸의 주목을 받았다. '기생충'은 칸 경쟁 부문에 진출한 봉 감독의 두 번째 영화다.

칸영화제 폐막식이 지난 25일 오후 7시15분(현지시간) 프랑스 칸에서 열렸다. 배우 카트린 드뇌브와 심사위원장인 알레한드로 곤잘레스 이냐리투 감독이 봉 감독에게 황금종려상을 건넸다. 심사위원 만장일치로 황금종려상을 품에 안은 봉 감독은 "이런 상황을 예상치 못해 프랑스어 소감은 준비하지 못했지만, 언제나 프랑스 영화를 보며 영감을 받고 있다"며 "'기생충'은 영화적으로 큰 모험이었다. 독특하고 새로운 영화를 만들고 싶었는데, 수많은 아티스트들이 있었기에 가능했다"며 수상 소감을 밝혔다.

그는 특히 동석한 배우 송강호에게 마이크를 넘기며 '기생충'의 모든 스태프와 가족, 영화 관계자들에게 수상의 영광을 돌렸다. 송강호는 "인내심과 슬기로움과 열정을 가르쳐준, 존경하는 대한민국 모든 배우들께 이 영광을 바치겠다"고 인사했다.

심사위원장인 알레한드로 곤잘레스 이냐리투 감독은 폐막식 이후 "'기생충'은 무척 독특한 경험이었다"며 "우리 심사위원 모두의 마음을 사로잡았다"며 황금종려상 수상 이유를 밝혔다.

한국영화 최초의 황금종려상 수상 소식에 국내 각계가 축제 분위기이다. 문재인 대통령은 이날 페이스북 등 자신의 SNS 계정을 통해 "매우 영예로운 일"이라며 기뻐했다. 문 대통령은 "올해는 한국영화 100년을 맞는 뜻깊은 해"라며 "우리 국민들에게 의미있는 선물이 됐다. 한류 문화의 위상이 한층 높아졌다. 다시 한 번 수상을 축하한다"고 전했다. 배우 유아인, 김고은, 한지민, 박소담 등 배우들도 자신의 SNS에 "Huge Proud" "와아!" "대박" 등의 글을 올렸다.

한편 제72회 칸영화제에서 이례적으로 쿠엔틴 타란티노 감독의 '원스 어폰 어 타임 인 할리우드'가 특별황금종려상을 수상했다. 심사위원대상은 마티 디옵 감독의 '아틀란티크'가 받았다. 심사위원상은 라지 리 감독의 '레 미제라블', 클레버 멘돈사 필로·줄리아노 도르넬리스 감독의 '바쿠라우'가 수상했다. 장피에르 다르덴·뤽 다르덴 형제 감독은 '영 아메드'로 감독상을 수상했다. 최우수배우상은 '페인 & 글로리'의 안토니오 반데라스(남자), '리틀 조'의 에밀리 비샴(여자)에게 돌아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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