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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김경은 정다슬 기자] 미국이 더이상 중국 위안화 가치가 내려가는 것을 용인하지 않겠다고 경고하면서 원화 가치 하락에도 제동이 걸릴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위안화와 동조화(커플링)되는 원화의 특성상, 위안화 가치가 상승하면 원화 역시 상승할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실제 미국 상무부가 24일(현지시간) 통화 저평가국에 대해 ‘상계관세’를 부과한다는 방안을 추진한다고 밝힌 직후, 1달러당 6.919위안까지 올랐던 달러·위안화 환율을 소폭 하락(위안화 가치 상승)해 보름여 만에 6.90위안 밑으로 내려갔다. 같은 날 원·달러 환율 역시 전 거래일 대비 0.80원 하락(원화 가치 상승)한 1188.20원에 거래를 마치며 지난 13일(1187.50원) 이후 거의 2주 만에 가장 낮은 수준으로 하락했다.
미국은 중국이 관세 인상에 따른 가격 상승효과를 상쇄시키기 위해 위안화 약세를 용인하고 있다고 의심하고 있다. 통화저평국에 대한 상계관세 부과 역시 이같은 인식에 기반한 것이다. 실제 지난 9일 워싱턴D.C에서 미·중 무역협상이 결렬된 후 23일까지 위안화 기준환율은 11일 거래일 연속 상승했다. 미국의 경고는 위안화의 추가 약세는 용인하지 않겠다는 선전포고다.
미국의 선전포고 직후 중국당국은 적극적인 개입에 나섰다. 중국 금융매체 진룽제(金融界) 등에 따르면 궈수칭 중국 은행보험감독관리위원회 주석(장관)은 25일 샤오위안치 대변인이 대독한 ‘칭화 우다오커우 글로벌 금융포럼’ 개막사에서 “위안화 환율의 단기 변동은 정상적이지만 장기적으로 우리 경제의 펀더멘털(기초체력)로 볼 때 위안화의 지속적인 평가 절하는 불가능하다”고 주장했다.
외환시장 투기 세력에 대한 경고성 발언도 동반됐다. 궈 주석은 “중국은 여전히 세계 경제 성장의 최대 엔진이며 좋은 시장과 성장 잠재력을 갖추고 있다”면서 “경제 발전의 질이 높아지면서 위안화 시장의 환율도 구매력 평가절상으로 이어지기 때문에 투기적으로 위안화를 공매도하면 큰 손해를 볼 수밖에 없다”고 주장했다.
위안화 하락 움직임이 멈추면 원화도 하락할 가능성이 적다. 최근 우리나라 금융시장에서 외국인 자금이 이탈하는 주요 원인이 원화 가치 추가 하락에 대한 우려에서 비롯된다는 것을 고려하면 달러·원 1200원 선 돌파를 저지할 수 있는 심리적 방어선이 구축될 수도 있다.
다만 이 역시 미·중 무역전쟁이 조기에 종결되는 등 글로벌경제 성장세가 유지된다는 전제하에서다. 수출 의존도가 높은 우리나라의 특성상 미·중 무역전쟁으로 대외여건 악화는 펀더멘털 훼손으로 이어지면서 원화 가치는 하락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
이데일리가 금융·경제 전문가 11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설문조사에서 6명(54%)은 원·달러 환율은 단기적으로 1200원대로 상승할 가능성이 있다고 봤다. 다만 이 경우에도 안전자산 선호심리를 자극하면서 국채금리는 하락하고 이는 금리 인하에 대한 가장 기대감으로 연결될 것이란 전망이 많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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