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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8 (목)

이슈 '미중 무역' 갈등과 협상

심화하는 미·중 무역전쟁에 중국 중산층 불안감 증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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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CMP "중국의 중산층, 무역전쟁 영향에 혼란과 우려"

관영매체 강경론과 차이…식료품 가격 급등과 맞물려 확산

일부 중산층, 외국환 사들이거나 재산 해외이전 움직임도

(서울=연합뉴스) 정재용 기자 = 미국과 중국 간 무역전쟁이 심화하면서 중국 중산층의 불안감이 증폭되고 있다.

홍콩의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27일 "중국의 중산층은 미국과의 무역전쟁이 평범한 사람들의 삶에 영향을 미칠지에 대해 점점 더 혼란스러워하고 걱정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중국 중산층 사이에서의 불안감 확산은 신화통신과 인민일보, CC(중국 중앙)TV 등 관영 매체들이 연일 대미 강경 대응을 촉구하는 논조를 이어가는 것과는 대조적이다.

미·중 무역전쟁에 대한 중국 중산층의 불안감은 치솟는 식료품 가격과 맞물려 이미 이들의 소비 심리에도 반영되기 시작했다.

연합뉴스

식료품을 구매하는 중국인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 캡처



아울러 중국의 중산층뿐만 아니라 상류층이나 중상층은 자신들의 부를 지키기 위해 금이나 달러, 엔화, 호주 달러 등 외국환을 사들이거나 자산을 해외로 이전하려는 움직임마저 보인다.

전문가들은 미·중 무역전쟁의 영향에 대한 중국 중산층들의 불안감이 중국 경기의 침체를 가속하는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경고한다.

주로 도시에 거주하는 중국의 중산층은 개혁·개방 30여년 동안 중국 경제발전의 수혜자였으며, 이들은 오늘보다 내일의 삶이 나아지는 것을 당연시했다.

하지만 중국의 중산층은 미중 갈등이 심화하면서 미래의 불확실성을 강하게 인식하기 시작했다.

이들은 중국 관영 매체들이 제공하는 정보과는 별도로 무역전쟁에 대한 추가적인 정보를 알기를 원하고 있다.

30여만명의 팔로워를 거느린 온라인 작가이자 인기 블로거인 쑤겅셩 씨는 소셜 미디어 플랫폼인 웨이보(微博)에 얼마 전 "무역전쟁의 영향이 나처럼 평범한 사람에게 어떤 영향을 미칠지 알려달라"는 내용의 글을 올렸다고 SCMP는 전했다.

화장품이나 화장법을 추천하는 블로거로 명성을 얻은 그가 미·중무역 전쟁의 영향에 대한 글을 올린 것 자체가 이례적이었다.

쑤겅셩의 글에는 순식간에 수천 건의 댓글과 1만여건의 공유 표시가 달렸지만, 게시된 지 얼마 되지 않아 '관련 법률과 규칙을 위반했다'는 이유로 차단됐다.

중국의 누리꾼들이 쑤겅셩의 인터넷 글에 이처럼 열띤 반응을 보인 것은 중국의 중산층이 무역전쟁의 영향에 대해 얼마나 민감하게 반응하고 있는지를 보여주는 사례이다.

중국의 중산층은 주식이나 부동산 가격 전망, 자녀의 미국 유학 문제, '왕좌의 게임' 최종회 시청 문제 등을 포함한 다양한 이유로 미·중 무역 전쟁에 대한 정보에 목말라 하고 있다.

미국의 인기 드라마 콘텐츠 '왕좌의 게임'은 당초 지난 20일 오전 9시 중국 내 독점권을 가진 텐센트 비디오를 통해 방영될 예정이었다.

하지만 텐센트 비디오는 방영 시간 1시간을 앞두고 소셜네트워크 미디어인 웨이보(微博) 계정에서 전송상의 문제가 있다면서 이 드라마를 방영하지 않았다.

광둥(廣東)성 성도인 광저우(廣州)에서 무역업에 종사하는 40대 남성은 최근 외국에 거주하는 고객과 자주 SNS를 통해 대화하고 있다면서 "무역 전쟁이 실제로 어떻게 진행되고 있는지, 앞으로 어떻게 전개 될지에 관해 보다 많은 정보를 알기를 원한다"고 말했다.

그는 "나의 모든 걱정이 쓸데없는 것이 됐으면 좋겠다"면서 비상시에 대비해 미국 달러, 엔화, 호주 달러를 현금을 일정량 보유하는 것을 심각하게 고려하고 있다고 전했다.

중국 중산층의 불안감은 치솟는 물가와 맞물려 증폭되고 있다.

지난 4월 중국의 식료품 가격은 돼지고기와 과일 가격이 상승하면서 평균 6.1% 포인트 상승했다.

중국인의 '국민 육류'로 불리는 돼지고기 값은 중국 전역을 휩쓸고 있는 아프리카돼지열병(ASF)으로 4월에 14.4%포인트 급등했다.

무역전쟁에 불안감을 느끼는 중국인들은 재산을 보호하기 위한 구체적인 조처를 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광저우에서 부유층을 대상으로 자산관리를 돕고 있는 리정뱌오 씨는 "일부 부유층이 재산을 지키기 위해 홍콩으로 가서 골드바를 구매하거나 홍콩에 계좌를 개설하려 한다는 얘기를 들었다"고 말했다. jjy@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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