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1위 동영상 스트리밍 서비스 업체 넷플릭스가 최근 미국 조지아주에 ‘낙태금지법을 시행할 경우 투자를 철회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28일(현지시간) 미 연예매체 버라이어티에 따르면 넷플릭스의 테드 서랜도스 최고콘텐츠책임자(CCO)는 “낙태금지법이 시행되지 않는 한 우린 조지아주에서 촬영을 계속하고, 파트너와 예술가를 지원할 것”이라며 “만약 법이 시행된다면 우리의 모든 투자를 재고할 수밖에 없다”고 밝혔다.

유니버설·디즈니·넷플릭스 등 대형 제작사들을 대표하는 미국영화협회는 당초 미국시민자유연맹(ACLU) 등이 제기한 낙태금지법의 무효화 소송 결과를 지켜보겠다는 입장이었다. 그러자 넷플릭스가 독자적으로 행동에 나선 것이다.

서랜도스는 “조지아주엔 (영상물) 제작에 종사하는 많은 여성이 있다”며 “낙태금지법 때문에 이들의 권리가 심각하게 훼손될 것이다. 이게 우리가 ACLU과 협력해 싸우는 이유”라고 강조했다.

앞서 집권 공화당 소속의 브라이언 켐프 조지아주지사는 지난 7일 태아의 심장박동이 감지되는 임신 6주째부터 낙태를 전면 금지하는 법안에 서명했다. 이 법은 내년 1월 1일 시행될 예정이다.

미국 영화계에선 알리사 밀라노, 알렉 볼드윈, 돈 치들 등의 유명배우와 독립영화사들이 “법안을 철회하지 않으면 조지아주에서 영화 제작 및 촬영을 거부하겠다”고 밝힌 상태다.

조지아주엔 영화·드라마 산업 시설이 밀집해 있다. 할리우드가 있는 로스앤젤레스보다 훨씬 저렴한 생활비와 다양한 풍경, 최대 30%에 이르는 세액 공제 혜택 등에 힘입어 최근 영화 촬영지로 주목 받아왔다.

조지아주에서 제작된 영화로는 ‘블랙 팬서’(2018, 라이언 쿠글러 감독)와 ‘어벤져스:인피니티 워’(안소니 루소·조 루소 감독) 등이 있다. 넷플릭스의 경우 이곳에서 드라마 ‘기묘한 이야기’와 ‘오자크’ 등을 촬영했다.

한편 조지아주 외에도 현재 미국에선 보수 성향인 앨라배마·오하이오·켄터키·미시시피·인디애나·미주리 등의 주의회가 최근 낙태 규정을 강화하는 법안을 잇달아 통과시킨 상황이다.

이지영 기자 lee.jiyoung2@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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