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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10 (금)

이란 최고지도자 "미국과 협상 없다…핵무기는 보유안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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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니투데이 정한결 기자] ["군사력 놓고 협상 없어…핵무기는 샤리아에 따라 보유 안 한다"]

머니투데이

아야톨라 알리 하메네이 이란 최고지도자(왼쪽)과 하산 로하니 이란 대통령./사진=AF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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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란의 최고지도자 아야톨라 알리 하메네이가 미국과의 군사 협상은 불가하다는 입장을 밝혔다. 양국이 조만간 협상 테이블에 나선다는 기대에 찬물을 끼얹으면서 잠시 진정됐던 중동정세가 더욱 격화될 전망이다.

29일(현지시간) 로이터 등에 따르면 하메네이는 이날 자신의 웹사이트에 "우리는 과거에 미국과 협상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미국과) 협상해도 아무런 이득을 얻을 수 없고 오히려 해를 끼치기 때문이다"고 밝혔다.

그는 그러면서 유럽 및 다른 국가들과 협상하는데 문제가 없다고 강조했다. 다만 "(이란)혁명의 핵심가치에 대해서 협상하지 않을 것이다"면서 "이란의 군사력을 놓고도 협상하지 않겠다"고 덧붙였다.

하메네이는 이란이 핵무기를 보유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분명히 했다. 그는 "이란이 핵무기를 추구하지 않는 이유는 미국이나 그들의 제재 때문이 아니다"라면서 "샤리아(이슬람 율법)에서 이를 금지하고 있기 때문이다"고 강조했다.

이같은 발언은 미국과 이란의 협상 분위기가 무르익은 가운데 나왔다. 앞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27일 "이란이 협상을 하고 싶어 한다고 믿으며, 협상이 가능하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이에 하산 로하니 대통령도 이날 "미국이 부당한 제재를 해제하고, 그들이 말한 약속을 이행하면서 협상테이블에 돌아온다면 (협상의) 문은 열려 있다"고 화답했다.

그러나 이란 정책의 최종결정권자인 하메네이가 로하니 대통령의 발언 이후 협상 불가 방침을 밝히면서 잠시 진정됐던 중동 내 군사적 긴장이 더욱 고조될 전망이다.

특히 온건파로 꼽히는 로하니 대통령을 최고지도자가 반박하면서 이란 내에서도 강경파가 득세, 미국과 이란의 강대강 대치가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앞서 하메네이는 지난주에도 이란핵협정과 이를 체결한 로하니 대통령을 비판한 바 있다. 이란의 최고지도자는 이란 헌법상 국가 최고 통치권자로 절대 권력을 행사할 수 있다. 최고지도자는 군최고통수권, 군사령관 임명권, 대통령 인준 및 국정조정회의의장, 사법수장, 헌법수호위원회위원 임명권 등을 가지고 있다.

이런 가운데 존 볼턴 미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도 이란에 대한 비판 수위를 올렸다. 그는 이날 기자회견에서 최근 중동지역에서 발생한 사우디아라비아 유조선 공격, 바그다드의 미국 대사관 인근 로켓 발사, 예멘반군의 사우디 송유관 공격 등에 이란이 개입했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미국은 이런 행동에 대해 강하게 대응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란 측은 즉각 혐의를 강하게 부인하며 "볼턴은 전쟁광"이라고 받아쳤다. 이란 외무부는 "중동을 혼돈에 몰아넣으려는 (전쟁광들의) 사악한 욕망이 이란에 막혀 실패한다는 사실을 깨달아야 한다"고 비난했다.

정한결 기자 hanj@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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