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범 10년 콘진원 김영준 원장
지구촌 BTS팬 동시 연결 가능
동남아 편중 한류팬도 넓어져
상업성 강한 장르 투자 늘려야
25~26일 브라질 상파울루에서 공연한 방탄소년단. 다음 달 1일(현지시간)에는 영국 런던 웸블리 스타디움 무대에 선다. [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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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콘텐츠진흥원(KOCCA) 김영준 원장(사진)의 말이다. 지난 23일 서울 상암동 사무소에서 만난 그는 신한류를 이끌 동력으로 ‘K팝으로 인한 낙수효과’를 꼽았다. BTS·블랙핑크 등 아이돌 그룹의 세계적 활약으로 한국 문화에 높아진 관심을 K애니·K뷰티 등 다양한 장르로 확산할 수 있는 적기란 얘기다. 지난해 콘텐트 수출액은 전년 대비 8.8% 증가했지만, 음악은 이를 웃도는 11.9%의 성장세를 보였다.
김 원장도 대중음악계를 거쳤다. 1995년 윤도현 등이 소속된 다음기획을 설립해 2013년까지 대표를 지냈다. “그때가 K팝의 태동기였다면 최근의 성장세는 단연 돋보인다”며 “음악 시장이 다변화되는 모습을 보면 중국·일본·동남아 등에 70% 넘게 집중된 수출 편중 현상도 개선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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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김 원장은 “산업의 성장 속도와 KOCCA의 인지도가 비례해서 증가하진 않은 것 같다”고 말했다. 그가 “현장과 괴리감을 좁히는 것이 급선무”라고 강조하는 것은 그래서다.
“저희가 지원해줘서 BTS가 잘됐습니까? 아니에요. 민간이 잘한 거죠. KOCCA 예산의 83%가 지원사업에 쓰이는데, 10년 동안 지원해도 콘텐트 기업의 80~90%가 여전히 영세기업입니다. 아픈 지적이죠.”
과감한 변화를 주장하는 것도 그 때문이다. 공공성 강한 장르는 지원하되 상업성 강한 장르는 투자와 융자를 병행해야 진정한 성장이 가능하다는 것. “지원을 축소하자는 얘기가 아닙니다. 투자 대비 효과를 높이자는 거죠. 10년 전 케이블 TV에서 IPTV로 넘어갈 때 엄청난 투자가 이뤄졌던 것처럼, 지금은 5G로 패러다임이 바뀌고 있는 시기잖습니까. 정부가 마중물 역할을 해야 민간 투자도 더 활성화되죠.”
개원 10주년을 맞아 KOCCA는 ‘콘텐츠 넷 코리아’라는 새로운 비전을 발표했다. 장르 간 경계, 창작자와 소비자의 경계가 허물어지고 있는 상황에서 콘텐트를 중심으로 사람과 사람, 사람과 사회를 연결하겠다는 포부다. 2017년 11월 취임 당시에도 그는 인적 네트워크를 강조하며 “영혼보다는 파워 있는 원장이 되겠다”고 말했다. 지난 18·19대 대선 당시 문재인 캠프에서 활동한 이력 때문에 코드인사 논란이 일기도 했다.
3년 임기 중 딱 절반이 지난 지금은 좀 자유로워졌을까. “공공기관은 정부 국정과제를 수행하는 기관입니다. 기관장이 국정철학에 반할 수는 없죠. 그런 의미에서 지금 하는 일도 정치라고 생각합니다. 정치적 지향점이 다르다고 불이익을 준 바가 없을뿐더러 오히려 친정부 성향 단체들에 비판받고 있죠. 임기를 마치면 제대로 평가받을 수 있을 거라고 봅니다.”
글=민경원 기자, 사진=권혁재 사진전문기자 storym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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