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별공시지가 -1.11%, 표준공시지가 -0.53%
공동주택 공시가격 12.39% 급락
표준·개별단독주택 각각 -3.23%, -2.92%
▲자료: 한국감정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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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이춘희 수습기자] 울산의 부동산 경기 침체가 올해도 이어지고 있다. 특히 울산 동구는 전국에서 유일하게 올해 부동산 공시가격이 모두 하락했다. 조선 등 지역 기반산업 불황이 장기화되면서 인구가 빠져나가 부동산시장도 함께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이다.
2일 국토교통부 및 관할 지방자치단체 등에 따르면 울산 동구의 올해 개별공시지가는 지난해보다 1.11% 하락했다. 전국 주요 시군구 가운데 유일하게 내림세를 보였다.
울산 동구의 올해 표준공시지가도 0.53% 내렸다. 특히 공동주택 공시가격은 올해 12.39% 급락했다. 이뿐 아니라 표준·개별단독주택 공시가격 역시 각각 3.23%, 2.92% 하락했다.
몇 년 전만 해도 상황은 정반대였다. 2013년 울산 동구의 공동주택 공시가격은 16.4% 뛰며 전국에서 가장 높은 상승률을 기록했다. 주거환경 개선사업에 따른 이주가구와 공단 근로자 수요 증가 등의 영향이었다. 당시 전국 공동주택 공시가격이 4.1% 하락했고 서울도 6.8% 내린 점을 감안하면 울산 동구의 부동산경기가 그만큼 활황이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2015년에도 울산 동구 공동주택 공시가격은 12.8%오르며 전국에서 네번째로 높은 상승률을 나타냈다. 역시 근로자 수요 증가 덕분이었다.
이후 글로벌 조선경기 침체 영향이 본격되면서 상황이 바뀌기 시작했다. 2017년 울산 동구의 공동주택 공시가격은 전년보다 8.07% 떨어지며 전국 하락률 5위를 기록했다. 울산 동구의 지역경제 기반인 현대중공업 구조조정과 인구 유출 증가 등의 영향으로 수요가 급감한 탓이다. 그해 전국 공동주택 공시가격이 5.02% 상승한 것과 반대 흐름이다.
이 같은 부동산시장 가격 하락세는 지금도 이어지고 있다. 한국감정원에 따르면 울산 동구 아파트 매매가격은 2017년 9월4일(-0.15%) 이후 지난주까지 90주 연속 내림세를 기록했다. 올 들어 지난주까지 울산 동구 아파트값은 3.82% 하락했다. 같은 기간 6대 광역시 평균 아파트값 하락률(-1.03%)은 물론 지방 아파트값 내림세(-1.93%)보다도 큰 낙폭이다.
울산 동구 부동산 경기 침체의 배경에는 지역경제 불황이 있다. 울산 동구는 현대중공업 본사 및 조선소를 비롯해 계열사인 현대미포조선이 자리한 대표적 중공업 밀집지역이다. 2017년 6월 조선업이 특별고용지원업종으로 지정된 데 이어 지난해 4월에는 울산 동구가 고용위기지역으로 지정되는 등 지역경제를 이끌어 오던 조선업이 위기를 맞으면서 직격탄을 맞게 된 것이다.
지역 기반산업이 위축되면서 부동산 경기도 함께 악화하는 건 비단 울산 동구만의 일은 아니다. 올해 개별공시지가 변동률 하위 5위에 든 시군구는 모두 지역 기반산업이 위기를 겪으면서 인구가 빠져나가 부동산시장도 위축된 곳들이다. 전북 군산시를 비롯해 경남 창원 성산구와 경남 거제시 및 충남 당진시 모두 자동차·조선·철강 등 기반산업이 침체를 겪고 있다.
전문가들은 지역경제 부진으로 부동산 경기가 동반 침체되는 현상을 개선하기 위해 정부의 지원방안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권대중 명지대 부동산학과 교수는 “대안은 지역경제를 살리는 수밖에 없다”며 “기업 유치과 대기업 육성을 위해 세제 혜택 방안을 내놓는다든지, 도시재생사업을 통해 지역 경기를 활성화시켜야 한다”고 제언했다.
이춘희 수습기자 spring@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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