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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29 (수)

[헝가리 유람선 참사] 헝가리, 잠수부 선내 진입 불허… 인양 추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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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사 6일만에 수중 수색...여성 시신 1구 수습

가족들 ‘선체 수색했더라면’…안타까움 커져
한국일보

허블레아니호 침몰 닷새째인 2일(현시지간) 헝가리 부다페스트 다뉴브강 머르기트 다리 인근에서 추모객 뒤로 흐르는 강물이 석양에 물들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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헝가리 유람선 참사가 발생한 지 6일 만에 본격 수중 수색이 시작됐지만 헝가리 정부의 선내 진입 불허 방침으로 주변 탐색에 그치고 말았다. 더구나 헝가리 정부는 선체 수색 대신 인양 쪽으로 방향을 확정, 선체 수색에 한 가닥 희망을 걸었던 실종자 가족들은 억장이 무너져 내리고 있다.

정부 신속대응팀 현장지휘관인 송순근 대령(주헝가리 한국대사관 무관)은 3일 현지 브리핑에서 “구조대원들의 안전을 담보할 수 없기 때문에 한국 잠수사들의 선체 진입을 허용할 수 없다는 입장을 헝가리 당국에서 전해 왔다”면서 “이에 따라 선체 주변 수색만 실시했다”고 전했다. 앞서 신속대응팀과 수중 작전을 논의하는 과정에서도 헝가리 정부는 5일부터 선체 인양작업을 시작한다는 방침을 밝히면서 잠수부 투입은 인양을 위한 환경 조성에 국한한다는 입장을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헝가리 수도 부다페스트 머르기트 다리 아래 침몰한 허블레아니호에 대한 첫 수중 탐색은 사실상 인양을 위한 사전 작업 방식으로 진행될 수밖에 없었다.

이날 하루 종일 진행된 수색은 헝가리 측과 우리 측 잠수부 2명이 머르기트 다리 아래 정박한 바지선에 연결된 다이빙 플랫폼에서 교대로 투입되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하지만 잠수부들은 들어가서 선체 주변 환경만 살펴보고 돌아올 수밖에 없었다. 구조팀 관계자는 “설치된 사다리가 흔들리는 현상은 있었지만 31일에 헝가리 잠수부가 들어갔을 때보다 양호한 상황이었다”고 했다.

우리 신속대응팀은 3일 수중 수색 결과를 토대로 선체 수색을 5일까지 연장하는 방안을 강구한다는 방침이다. 전날부터 사고지점 인근에 바지선을 옮겨 정박하고 사다리를 설치해 수중에 진입하는 예행 연습까지 실시하는 등 수중 수색을 위한 준비를 마친 터라 수중 수색을 하루로 마칠 수는 없다는 입장이다. 송 대령은 “잠수사 의견을 종합해서 가능하다면 5일까지도 선체 진입을 할 수 있게 해달라고 헝가리 측에 요청했다”고 설명했다.

문재인 대통령도 사고 수습과 구조에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문 대통령은 이날 청와대에서 수석ㆍ보좌관회의를 주재 “헝가리 정부와 협력해 사고원인 규명에도 빈틈이 없도록 하겠다”고 강조한 뒤 특히 “사고 가족의 의견을 최대한 존중해 순조로운 지원이 되도록 모든 노력을 기울이라”고 지시했다.
한국일보

다뉴브강 유람선 침몰 사고 엿새째인 3일(현지시간) 헝가리 부다페스트 다뉴브강 머르기트 다리 아래에서 헝가리 수색팀 잠수사가 본격적인 수중 수색 가능성을 확인하기 위해 입수하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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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헝가리 당국이 사실상 인양 쪽으로 입장을 정한 것으로 알려져 향후 수중 수색은 불투명한 상태다. 헝가리 당국은 세체니 다리 남쪽에 대형 크레인을 동원해 수심이 낮아지는 수요일 이후에 인양 작업에 돌입하는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송 대령은 “헝가리는 수요일 이전 인양작업을 위한 작전환경을 확인하기 위해 수중 수색을 실시한다는 입장을 분명히 했다”고 전했다.

때문에 매일 같이 사고 현장을 찾아 애타게 수색 상황을 바라본 가족들은 억장이 무너지고 있다. 현지 교민과 외교부 당국에 따르면 현지에 도착한 가족들은 당장이라도 여건이 갖춰지면 선체 진입을 통해 실종자 수색을 희망한다는 입장인 것으로 전해졌다. 전날 헝가리 측 헬기 2대에 나눠 타고 사고 지점으로부터 하류 60㎞까지를 살펴본 가족들은 선체 진입이 어렵다는 정부 측 설명을 들으며 한숨을 지으며 안타까워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날 머르기트 다리 아래서 진행된 수중 수색만으로도 여성 추정 시신 1구가 수습되면서, 실종자 가족들의 아쉬움은 더 커질 수 밖에 없게 됐다.

부다페스트=홍인택 기자 heute128@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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