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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18 (화)

"상생매장으로 대전환" 한샘의 파격실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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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개 대형직매장 포함 리하우스

내년까지 60곳 상생형 탈바꿈

대리점 등 31곳 입점 안양점 오픈

본사 투자에 입점업체 비용 아껴

서울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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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년 창립 50주년을 맞는 한샘이 파격적인 ‘상생 실험’에 나선다. 내년까지 9개 대형 직매장을 포함한 전체 리하우스 매장을 ‘상생 매장’으로 탈바꿈시킨다. 이는 한샘을 업계 1위로 올려 놓았던 ‘대형 직매장을 통한 유통망 확대 전략’을 전환하는 대대적인 전략 수정으로 해석되면서 업계의 주목을 끌고 있다.

이영식 한샘 사장은 지난 5일 오후 한샘리하우스 안양점 개장식에서 기자간담회를 갖고 “늦어도 내년까지는 모든 오프라인 매장이 상생 매장으로 바뀔 것”이라며 “한샘은 앞으로 직매장 출점을 지양하고 한샘이 만든 ‘생태계’에서 모든 자원을 공유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와 관련해 한샘은 본사가 직접 운영해 얻는 기존의 수익 구조를 탈피하는 대신 지역 상권, 대리점주와 수익을 나누는 ‘한샘식 상생 모델’을 만들겠다는 구상을 마쳤다. 스마트홈 사업을 새로운 성장 동력으로 삼기 위한 밑그림도 그리고 있다.

가구업계 최초 연 매출액 2조원 시대를 연 한샘은 1998년 대형 직매장(플래그샵) 방배점을 시작으로 인테리어 사업을 확장했다. 2000년 논현점, 2001년 분당점, 2009년 잠실점에 이어 2011년부터 2018년까지 5개 매장(부산점, 목동점, 대구점, 수원점, 용산점)을 확충했다.

매장 규모와 수익 창출력은 다른 가구 브랜드 매장을 압도했다. 잠실점, 부산점, 목동점은 개점 첫 달 30억원 이상의 매출액을 거뒀다. 2005년 8월 연 대구점은 한샘 직매장 중 최대 규모다. 연 면적은 약 1만㎡에 달한다.

이런 직매장을 중심으로 대리점(부엌가구 대리점 220여곳, 인테리어 대리점 90여곳), 제휴점 등 한샘 직·간접 매장은 전국에 500여곳에 달한다. 여기에 자체 쇼핑몰, 홈쇼핑 등 비대면 유통망까지 구축했다. 문제는 직매장의 유통 파급력이 크다 보니 주변 상권과 기존 대리점의 영업권을 침해할 가능성이 높아졌다는 것이다. 한샘의 상생 매장 전략도 이러한 고민에서 비롯됐다는 게 내부 사정에 정통한 업계 관계자의 전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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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사장은 “초기 대형 직매장 전략을 쓴 것은 많은 고객에게 한샘 전체 인테리어를 보여주기 위해서였다”며 “기업 규모가 커질수록 회사뿐만 아니라 우리 브랜드를 믿고 같이 사업하는 파트너(대리점)가 중요하다는 생각을 갖게 됐다”고 말했다.

이날 문을 연 한샘의 한샘리하우스 안양점은 이 같은 한샘의 상생 구상이 고스란히 담겼다. 31개 대리점과 제휴점이 입점하는 거대 매장은 한샘이 마련한다. 입점한 대리점주는 직접 매장을 운영하면서 소요되는 임대료나 각종 인테리어 비용 등을 아낄 수 있다. 특히 매장은 1,250㎡ 규모로 아파트의 모델하우스처럼 실내가 꾸며졌고 전문 상담가, 3D 상담 프로그램 등이 배치된다. 한샘으로부터 영업과 마케팅 지원을 받는 대리점주는 모델하우스를 활용해 고객을 유치한다. 계약이 성사되면 한샘이 시공에 나선다. 언뜻 삼성전자가 하려는 비메모리반도체 파운드리(위탁생산)와 닮아 있다. 반도체 설계 기업인 팹리스의 발주를 받아 생산하는 방식이 파운드리다. 대리점주(팹리스)가 시공계약을 성사시키면 한샘(삼성전자)이 시공하는 방식이다. 이 사장은 “우리는 제대로 된 물류와 시공능력을 갖췄다”며 “대리점이 시공에 대한 걱정이 없도록 100% 지원할 계획”이라고 강조했다.

현재 이 같은 한샘리하우스 매장은 2012년 부천을 시작으로 안양점까지 22개다. 한샘은 2020년까지 50곳으로 매장을 늘릴 예정이다. 입점 대리점주의 만족도도 높다. 입점 대리점끼리 경쟁하지 않도록 고객과의 상담 순서를 정해 차례로 일감을 받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이날 개장식에 참석한 평촌점 입점 대리점주는 “상생매장을 입점하기 전 매출은 한 달에 5,000만원이었는데 입점 후 80% 늘었다”며 “계약률이 상당히 높아졌다”며 만족감을 나타냈다.

한샘은 리하우스와 스마트홈 사업을 새로운 성장동력으로 삼을 방침이다. 한샘은 지난 달 신세계아이앤씨와 홈 사물인터넷(IoT) 시장에 공동 진출하기로 약속했다. 양사는 구글 어시스턴트와 연동할 수 있는 미러TV 등을 출시할 예정이다. 한국스마트홈산업협회와 스마트인테리어포럼은 지난 달 29일 서울 상암동 한샘 본사에서 간담회를 열었다. 이 사장은 “최근 한샘은 삼성전자를 비롯한 통신업체 등 여러 기업과 정부 지원 아래 스마트홈 연구를 시작했다”며 “다양한 아이디어를 주고받으면서 스마트홈 사업 방향을 그리고 있다”고 강조했다.
/양종곤기자 ggm11@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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