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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19 (일)

안동서 키운 ‘여왕의 사과’ 엘리자베스 2세 생신상 오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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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 여왕 방문 20주년 기념해

안동사과 브랜드 ‘애이플’ 만들어

농협 “사과 보내고 싶다” 편지

왕실 “감사” 답장에 500㎏ 발송

중앙일보

지난달 14일 앤드루 왕자가 안동농협에서 ‘애이플’을 살펴보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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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 여왕에게 지난 3월 말쯤 한국 대사관을 통해 편지 한 통을 보냈습니다. 사실 답장이 올 거라고는 기대를 안 했는데 한 달 뒤 답장을 받았고, 여왕 생일파티에 사과를 보내게 됐습니다.”

경북 안동농협 농산물공판장에서 애이플을 담당하는 남시화 경매사의 말이다. 남 경매사를 비롯한 안동농협 농산물공판장 측은 지난 3월 한국 대사관에 “영국 여왕에 전해달라”며 편지 한 통을 전달했다. “1999년 영국 엘리자베스 2세 여왕이 안동에 방문해 안동 사과 등 지역 농산물에 관심을 가졌고, 농산물공판장 측에서 여왕 방문 20주년을 기념하기 위해 안동 사과 브랜드인 애이플을 만들었는데 꼭 여왕께서 맛봤으면 좋겠다”는 내용이었다.

남 경매사는 “답장에는 오는 8일 열리는 여왕의 생일파티에 애이플을 가져오면 감사히 받겠다는 내용이 담겨 있었다”며 “엄선된 안동 사과 500㎏을 지난 4일 비행기 편으로 보냈다”고 말했다.

애이플은 2016년 안동농협 농산물공판장이 여왕의 왕관에서 모티브를 따 자체 개발한 사과 브랜드다.

농산물공판장은 안동 사과 중에서도 품질이 좋은 것만 엄선해 애이플로 분류한다. 농산물공판장은 애이플을 활용해 지난해 지역농협 공판장 처음으로 매출 1400억원을 달성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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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9년 영국 여왕의 안동 농산물시장 방문 모습. [중앙포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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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왕의 차남인 앤드루 왕자는 지난달 14일 어머니의 안동 방문 20주년을 맞아 안동을 찾았을 때 애이플을 맛봤다. 앤드루 왕자는 안동농협 농산물공판장에 들러 어머니가 20년전 식수한 구상나무 옆에 사과나무를 식수했다. 이날 앤드루 왕자는 “모친(엘리자베스 여왕)에게 애이플을 전하고 싶다”며 애이플을 영국으로 들고 가 여왕에게 전달했다. 이후 박은하 주영 한국대사는 안동농협 농산물공판장 측에 “여왕이 ‘너무 맛있게 먹었다’고 했다”고 전했다. 이어 지난달 30일 서울 주한 영국대사관에서 열린 엘리자베스 여왕 생일파티에서도 농산물공판장은 애이플을 전시했다.

남 경매사를 비롯한 안동농협 농산물공판장 관계자들은 여왕의 생일파티에서 애이플을 홍보하기 위해 6일 영국으로 향한다. 올해 영국 여왕 생일파티에 오르는 한국산 음식이나 물품은 애이플이 유일하다. 또 박은하 주영 한국대사 및 관계 직원들과 간담회를 갖고 애이플의 영국시장 진출을 의논한다. 애이플이 영국 왕실조달 허가증(Royal Warrant of Appointment)을 받을 수 있는 방안도 마련할 계획이다.

안동=백경서 기자 baek.kyungseo@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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