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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17 (월)

교권 침해에 병드는 교사들… 공무상 요양 2년 연속 1000명 육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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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권침해 상담 500여건… 10년 새 두 배로
한 달에 2~3명꼴 신경정신질환 판정받아
교총 “심리 상담·교원지위법 안착 필요”
서울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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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무상 질병이나 부상을 당해 공무상 요양 판정을 받은 교육직 공무원(교사)이 해마다 1000명에 육박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교원단체에서는 “교권 침해로 신체적·정신적 학대가 심해져 교사들의 요양이 늘었다”고 주장한다.

6일 공무원연금공단에 따르면 지난해 공무원 재해보상심의회에서 공무상 요양 판정을 받은 교육직 공무원은 모두 960명이다. 2017년 교육직 공무원 공무상 요양 판정자 수와 같다. 공무상 요양은 공무원이 공무수행과 관련해 부상이나 질병을 얻어 휴직 등 요양을 하는 것을 말한다. 이때 소요되는 비용은 공무원연금공단이 지급한다.

2014년 672명이던 교사의 공무상 요양 판정자는 2017년 960명으로 급증한 뒤 지난해도 같은 수준을 유지했다. 교사들의 공무상 요양 판정자 급증이 일시적 현상이 아님을 보여 주는 것으로 풀이된다. 경찰이나 소방 등 공무상 요양 판정자가 많은 직군과 비교해도 증가세가 지나치게 가파르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한다.

공무원재해보상제도는 공무원이 공무 중 부상이나 질병을 얻었을 때 치료비 등 급여를 지급하는 제도다. 크게 순직유족보상과 장해급여, 공무상 요양 등으로 나뉜다. 이 가운데 공무상 요양이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한다. 일반직 국가공무원 가운데 공무상 요양 판정자는 2017년 942명, 지난해 948명이었다. 우리나라 교육직 공무원은 모두 37만 1000여명으로 일반직 공무원 45만 5000여명보다 20%가량 적다. 하지만 2018년 기준 공무원 1000명당 공무상 요양 판정자 수는 교육직이 2.59명으로 일반직 2.10명을 크게 앞선다.

특히 신경정신질환으로 공무상 요양을 받은 교육직 공무원이 상당했다. 2017년 39명, 지난해 32명이 신경정신질환으로 공무상 요양을 인정받았다. 한 달에 2~3명꼴로 교사들이 정신질환을 얻어 요양을 떠나고 있다.

교육계는 지나친 교권침해가 원인이라고 해석한다.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가 발표한 ‘2018년 교권회복 및 교직상담 활동실적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교권침해 상담건수는 500건을 넘었다. 이는 10년 전인 2008년 249건의 2배에 달한다. 교총이 밝힌 ‘교권 사건 소송비 지원’도 해마다 급증하고 있다. 2015년 14건에 불과했던 것이 지난해에는 45건으로 세 배 넘게 늘었다.

교총은 “폭행, 폭언, 성희롱 등 교권침해를 당하고 학부모의 악의적이고 반복적인 악성 민원과 소송에 시달려 정신과 상담 치료를 받는 교육직 공무원이 늘고 있다. 이번 통계 결과도 같은 맥락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이런 문제를 해결하려면 상담치유 체계 강화 같은 개인적인 영역의 해법부터 교권침해를 법적으로 대응할 수 있도록 돕는 법률 제정까지 광범위한 대책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교총은 “특별휴가 시행과 심리 상담치유 체계 강화, 교권 침해 시 교육청이 직접 법적 대응에 나서 피해교원의 부담을 줄여 주는 조치가 필요하다”며 “교권침해에 대해 법적 대응을 강화한 교원지위법이 현장에 안착되도록 지원하고 학교폭력대책자치위원회를 교육지원청(기초지자체 교육행정기관)으로 이관하는 내용의 학교폭력예방법 개정안도 통과시켜 교원이 교육에만 전념하는 환경을 조성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신형철 기자 hsdori@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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