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의 고유정에 대한 신상 공개 결정에도 얼굴 노출이 불발되면서 국민적 공분은 거세지고 있는 상황이다. 범행 동기와 범행 전후 행적, 의붓아들 사망사건 등 각종 의문점에 대한 향후 경찰 수사에 관심이 모아진다.
7일 경찰에 따르면 제주 동부경찰서는 지난 1일 고유정을 살인 등 혐의로 긴급체포하고 수사에 나섰다. 경찰은 고유정의 전 남편 강모(36)씨 살해를 계획된 범행으로 보고 있지만 현재까지 정확한 범행 동기는 밝혀내지 못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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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유정은 강씨와 2017년 이혼한 뒤 아들(6)의 양육권을 가져갔다. 강씨는 고유정이 아들을 보여주지 않자 면접교섭권을 주장하며 법원에 가사소송을 제기했고 지난달 초 면접교섭권을 얻었다.
강씨는 이혼 2년 만인 지난달 25일 아들을 만나러 갔다가 변을 당했다. 경찰은 고유정이 이날 강씨와 함께 제주 조천읍의 한 펜션에 입실한 뒤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보고 있다.
고유정은 경찰에서 "우발적으로 범행을 저질렀다"고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나 경찰은 고유정이 강씨와 펜션에 입실하기 전 범행 도구를 준비한 점, 휴대전화를 통해 '니코틴 치사량', '살인도구' 등을 수차례 검색한 점 등을 고려해 계획적인 범행일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있다.
경찰은 고유정의 범행 동기를 밝히기 위해 프로파일러 5명을 투입해 수사를 벌이고 있지만 유의미한 진술은 확보하지 못하고 있다.
고유정은 자신의 범행을 인정하면서도 범행 동기에 대해선 명확하게 진술하지 않는 것으로 알려졌다. 박기남 제주 동부경찰서장은 지난 3일 "범행 동기와 관련해 고유정이 주장한 부분이 있지만 논리적으로 맞지 않아 계속 조사 중"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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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유정이 유기한 강씨 시신의 행방도 의문으로 남아있다. 고유정은 범행 일주일 전인 지난달 18일 배편으로 먼저 제주에 내려왔다. 25일 강씨와 함께 펜션에 들어간 고유정은 27일 퇴실하고 이튿날인 28일 오후 8시 30분 전남 완도행 여객선을 타고 제주를 빠져나갔다.
완도에 도착한 고유정은 전남 영암과 무안 등을 거쳐 경기 김포시까지 올라와 잠시 머무른 것으로 드러났다. 이후 지난달 31일 주거지인 충북 청주시로 이동했다.
경찰은 여객선 폐쇄회로(CC)TV를 확인해 고유정이 출항 1시간쯤 뒤 완도행 여객선 위에서 시신이 담긴 것으로 추정되는 봉지를 바다에 버리는 장면을 확보했다. 또 완도항 인근 도로변과 아버지 소유 자택이 있는 김포 일대에서도 시신을 유기한 정황을 포착했다.
경찰은 해경과 함께 여객선 항로를 중심으로 시신을 찾기 위한 수색작업을 벌이고 있지만 현재까지 발견된 시신은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일각에서는 공범 가능성도 제기된다. 고유정의 신체조건을 고려하면 혼자서 강씨를 제압하고 시신을 옮기는 일은 불가능에 가깝기 때문이다.
고유정은 키 160cm, 몸무게 50kg 정도인 반면, 강씨는 키 180cm, 몸무게 80kg에 달한다. 그러나 경찰은 공범과 관련된 어떤 진술이나 증거도 확보하지 못한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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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사건이 불거지면서 약 3개월 전 사망한 고유정의 의붓아들 관련 의혹도 확산되고 있다. 고씨의 현재 남편이 전 부인과 낳은 아들인 A군은 지난 3월 2일 오전 충북 청주 자택에서 숨졌다.
고씨의 현 남편은 직장 문제로 제주와 청주를 오가며 지냈다. 고씨와 함께 아버지를 보기 위해 청주에 잠시 방문했던 A군은 이날 숨진 채 발견됐다. 고씨의 현 남편은 경찰 조사에서 "잠에서 깨보니 아들이 숨져 있었다"고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당시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은 A군이 질식사했을 가능성이 있다는 소견을 내놨지만 정확한 사인은 특정하지 못했다. 경찰은 고유정을 상대로 전 남편 살해사건과 더불어 A군 사망사건에 대해서도 모든 가능성을 열어두고 조사를 벌이고 있다.
특히 경찰은 전 남편 살해사건에 대한 조사 중 A군과 관련된 고씨의 진술이 나올 수도 있어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충북 청주상당경찰서 관계자는 "의붓아들 사망과 관련해서 다방면으로 수사 중이며 현재로선 추가 수사로 사인을 밝혀내야하는 상황"이라며 "제주 지역 사건 진행상황이 마무리되면 진술 조사 등을 고려할 것"이라고 말했다.
sun90@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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