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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27 (목)

[헝가리 유람선 참사] 사고 선박 7초 만에 침몰… 실종자 다수 선체에 남아있을 가능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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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층 선실, 유리창으로 외부 차단… 희생자들 시간 지나 떠오를 수도
한국일보

한국인 단체관광객 탑승 유람선 '허블레아니'호가 침몰한 헝가리 부다페스트의 다뉴브강 머르기트 다리 주변에서 6일(현지시간) 경찰 모터보트 한 대가 순찰하고 있다. 부다페스트=AP/MPI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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헝가리 수도 부다페스트의 다뉴브강에 침몰한 ‘허블레아니호’의 인양이 초읽기에 들어가면서 선체 내 실종자 잔류 여부에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사고 선박이 7초 만에 침몰했고 충돌 당시 선실에 10여명의 승객이 있었다는 목격자들 진술 등을 종합하면 아직 생사가 확인되지 않은 실종자 8명 중 다수가 선체 안에 남아있을 가능성이 클 것으로 보인다.

허블레아니호가 가해 선박인 ‘바이킹 시긴호’에 추돌 당한 지 불과 7초 만에 침몰한 점으로 미뤄 선실 안에 있던 승객들은 사고 직후 쉽사리 빠져 나오기 힘들었을 것으로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해양 사고 전문가들은 “사고 선박이 70년 가까이 됐다고는 하지만 1층 선실의 경우 유리창으로 외부와 차단이 돼 있고, 유리창이 깨졌다 하더라도 사람이 빠져나올 수 있는 정도는 아닐 것”이라며 “세월호 때처럼 시신 상당수가 선체 안에서 발견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실종자 수습 진행 과정을 보더라도 선체에 상당수의 실종자가 남아 있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5일 사고 현장으로부터 50㎞ 떨어진 다뉴브강 하류에서 50대 여성을 수습한 뒤로 지금까지 대부분 실종자는 선체 주변이나 사고 현장에서 멀지 않은 지점에서 발견되고 있다.

전문가들은 선체 내부에 있다가 사고를 당한 실종자들이 선체 주변에서 발견될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도크마스터(선박 운항관리자) 출신의 김동주 선장은 “2층 선실에 있던 승객들은 급류를 타고 사고지점에서 상당히 먼 거리까지 떠내려갔을 수 있다”면서 “선실에 있던 승객들은 사고 이후 생긴 와류(소용돌이 흐름)를 타고 배 밖으로 빠져 나왔다가 최근 선체 주변에서 발견됐을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세월호 참사 당시 선체 인양 작업에 참여했던 한 전문가는 “바닥에 가라 앉았던 희생자들이 시간이 지나 떠오른 뒤에 열린 문이나 창문 사이로 빠져나오는 경우를 해양 사고 현장에서 종종 볼 수 있다”고 전했다.

때문에 사고 선박 인양 과정에서는 실종자 유실 대책을 철저히 세워야 한다는 게 전문가들의 조언이다. 해양구조전문업체 관계자는 “선실에 탑승했던 승객이 적지 않았다면 선체 안팎에 실종자들이 남아 있을 가능성이 높다”면서 “유속이 센 점을 감안한다면 인양을 하더라도 실종자 유실에 대비한 방안을 확실히 마련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박진만 기자 bpbd@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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