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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18 (토)

인공고관절 피해..."누구도 책임지지 않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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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진행 : 변상욱 앵커

■ 출연 : 김지윤 / 뉴스타파 기자

* 아래 텍스트는 실제 방송 내용과 차이가 있을 수 있으니 보다 정확한 내용은 방송으로 확인해주시기 바랍니다.

[앵커]

의료기기가 발달하면서 심장이나 관절 등을 못 쓰게 된다고 하더라도 대체할 수 있는 시대를 우리는 살고 있습니다. 인체이식 의료기기 시장은 국내에서만 한해 6조 원에 이를 정도로 규모가 어마어마합니다. 하지만 인체에 이식한 의료기기 때문에 오히려 고통 받고 있는 환자들이 늘고 있다고 합니다. 오늘 콜라보가 있는 저녁에서는 뉴스타파 김지윤 기자와 함께 이 문제를 짚어보겠습니다. 어서 오십시오. 인체 이식 의료기기 업체가 어떤 게 문제인 겁니까? 한두 개가 아닙니까?

[기자]

이게 문제가 한두 가지가 아니라서 콕 집어서 하나 어떻다고 말씀드리기 어려운데요. 무엇보다도 환자의 몸에 직접 이식이 돼서 수십 년간 안고 살아가야 하는 의료기기에 문제가 있다면 정말 무서운 결과라고 말할 수 있겠죠. 바로 인체이식형 의료기기라고 부르는데요. 흔히 떠올릴 수 있는 인공유방보형물부터, 인공관절이나 혈관, 인공심장까지 모두 이식형 의료기기로 분류됩니다. 이런 이식형 의료기기들, 한 해 10만 건 이상 병원에 납품되고 있고요.

의료용 기기지만 달리 보면 우리 몸 안에 들어가는 일종의 이물질이죠. 그래서 국내에선 일단 식약처가 추적 관리 의무를 가지고 있습니다. 다시 말해서 환자 몸 안에 1년 이상 머무르는 의료기기에 대해서만큼은 식약처에서 책임을 지고 부작용은 없는지, 시술 이후까지 확인을 하는 겁니다. 그런데 이런 인체이식형 의료기기들이 충분히 안전할까. 또 정부당국, 업체들은 관리감독 책임을 다하고 있을까, 이게 이번 취재를 함께 했던 전 세계 기자들의 공통된 의문이었습니다.

[앵커]

그러면 이식되는 의료기기에 대한 피해가 얼마나 되는지 집계는 할 수 있었어요?

[기자]

네. 사실 전 세계적인 통계를 확인하는데 애를 먹었습니다. 이게 국제탐사보도언론인협회죠. ICIJ의 파트너 매체들이 같이 이제 각국 통계를 수집했는데요. 보시면 지난 10년 사이에 전세계적으로 170만 건의 피해 사례가 보고가 됐습니다. 8만 명 넘게사망했고요. 문제가 된 의료기기를 제거하려고 재수술 받은 사례도 약 50만 건 확인됐습니다.

[앵커]

사망자가 8만명...

[기자]

네, 우리나라 사례만 살짝 말씀드리면 작년까지 최근 4년간 식약처에 접수된 부작용 사례만 5천 건 가까이 됩니다. 매년 1천 건이 넘는 셈인데요. 이제 문제는 혼자들은 이런 정보를 알기 어렵게 됐다는 겁니다. 만에 하나 어떤 부작용이 발생을 할 수 있는지, 문제가 생기면 어떤 보상을 받을 수가 있는지 실제로 그런 사례가 알기 어렵게 돼 있다라는 게 현실입니다.

[앵커]

아까 우리 몸에 이식되는 것들. 저희가 흔히 알고 있는 것은 무릎 또는 고관절, 심장 이런 것들 얘기를 들어봤지만 핏줄. 이런 것까지 이야기해 주셨는데 상당히 많은데 그러면 이번 취재에서는 어떤 거에 집중습니까?

[기자]

전세계적으로 판매되는 의료기기가 우리나라에서 유독 부작용이랑 보상문제가 해결이 안 되고 있는 사건 위주로 취재를 했습니다. 그중에 시청자 여러분들도 한번쯤은 이름을 들어보셨을 기업인데요. 존슨앤존슨이라고 이 회사의 자회사인 드퓨라는 업체에서 생산하는 엉덩이뼈, 고관절이라고 하는데요. 이 사례를 중심으로 설명드리겠습니다.

국내에서는 2006년부터 2010년까지 판매된 제품인데 문제가 있는 것으로 드러나서 2010년 전세계적으로 리콜을 실시했습니다. 그런데 우리나라에서는 이상하게 이 사실이 제대로 알려지지 않았고, 보상도 제대로 안 되고 있습니다. 부작용 사례 같은 경우에는 2011년부터 계속 나오고 있고요. 이 제품은 금속대금속이 맞물려 움직여지는 인공관절이라서, 부작용은 대부분 마모된 금속 물질 때문에 발생하거든요. 염증이 생겨서 통증이 생기고요 심하면 멀쩡한 뼈가 녹는 경우도 있습니다. 또 이런 드러나는 증상이 없더라도 핏속에 크롬이나 코발트 같은 발암물질인 중금속이 계속 돌아다녀서, 암 발병 위험도 있습니다.

[앵커]

그렇죠. 이게 인체 바깥에서 작용하는 게 아니라 안에 들어가 있으니까 정말 몸에 아주 여린 장기들이나 아니면 살하고 부딪치는 건데 거기에서 금속들이 잘못된다고 하면 진짜 심각하네요. 중금속들이 그러면 몸을 떠돌아다닌다는 겁니까?

[기자]

그렇습니다.

[앵커]

리콜됐는데 본인들에게 왜 안 알려졌는지 이것도 참 의문이고 그러면 피해 환자에 대한 보상은 어떻게 진행됩니까?

[기자]

우리나라 환자 같은 경우에는 미국 환자들과 비교하면 가장 쉬울 것 같은데요. 이미 영미권 환자들은 리콜 직후부터 1인당 우리 돈으로 2억 원 정도 지급받고 있습니다. 그런데 저희가 만난 국내 환자분들은 터무니 없는 취급을 받고 있습니다. 리콜이 시작되고 3년 후에야 처음 리콜 사실을 인지했고요, 보상도 제대로 못 받고 있습니다. 받아도 몇십만원 밖에 못 받은 분도 있고, 아예 한 푼도 못 받은 분들도 계시고 또 부작용 증세가 보상기간이 지난 후에 나타나서 보상을 못 받는 분도 계세요.

[앵커]

외국에 본사가 있으니까 본사에 물어보겠다, 기다려라. 이러다 보면 진짜 가습기살균제 때도 경험해 봤지만 외국 기업들 상대하기가 쉬운 건 아니어서... 역시 그것 때문에 어려움이 더 있던가요?

[기자]

사실 그렇다고 말씀드리기 어려운 게 전 세계적으로 이게 리콜이 된 제품이기 때문에 국내에도 보상 프로그램이 운영되고 있습니다. 인프라는 있는데 이게 피해자들한테 적극적으로 정보를 알려주지 않거나 보상을 안 해주는 것으로 볼 수밖에 없습니다. 저희가 왜 이렇게 보상에 소극적이냐, 이렇게 한국지사에 질의를 했는데요. 국내법을 준수하면서 보상을 잘하고 있다는 답변만 돌아왔습니다.

저희가 자문을 구했던 의료전문 변호사분 같은 경우는 이게 국내법 체계 때문이다, 그렇게 평가했는데요. 이게 국내법에는 일단 징벌적 손해배상제도가 없기 때문에 외국 기업들이 부담을 적게 갖고 국내에 들어올 수밖에 없고 의료법에 환자 피해구제 관련 규정들이 너무 약하니까 더더욱 한국 소비자들을 우습게 볼 수밖에 없는 거다, 그런 겁니다.

[앵커]

그런데 사람의 생명이나 건강에 대한 거니까 이거는 식약처가 적극적으로 나서서 뭔가를 해야 하는 거 아닌가요? 어떻게 하고 있었습니까?

[기자]

식약처 본연의 역할을 감안하면 환자분들을 위해서 적극적으로 보상조치를 요구를 해야 되는데요. 그런 의무를 다하기 보다는 상당히 소극적으로 대응했습니다업체 걱정부터 하는 것 같단 인상을 받을 정도였는데요. 미국이나 일본 당국 같은 경우는 홈페이지에 십여년치를 누적 공개하고 있는 리콜 기록 같은 경우에도 저희가 정보공개청구를 했었는데 업체 영업비밀이라면서 비공개하겠다고 했고요. 또 뉴스타파가 작년부터 여러 차례 이 문제를 보도를 하고 나서, 식약처 담당 과에서는 업체와 의료기기 피해자 사이에서 중재 역할을 하면서 이러면서 비공식 합의 자리를 주선한 바가 있습니다.

[앵커]

애매하네요. 그런데 예를 들면 중재 합의라고 하면 소송이 제기돼서 양측의 변호사가 만나갖고 중재합의를 한다든가 하는 건 몰라도 국가기관인 식약처가 이러한 비공개적인 합의자리를 마련한다고 하면 글쎄요, 이건 잘못된 일같이 보이는데 부적절한 행동 아닙니까?

[기자]

물론입니다. 그런데 번번이 식약처는 법상 보상을 강제할 수 있는 권한은 없다’면서 법상 최선을 다하고 있다는 식으로 답변만 했었어요. 그러니 외부에서 바라봤을 때는 그게 다냐, 왜 보상을 강제화할 권한이 없느냐, 식약처는 기업 걱정만 하는 거 아니냐 이런 의문이 남는 것도 사실입니다.

[앵커]

그러면 다른 나라에서의 대처는 다릅니까?

[기자]

대표적으로 미국 FDA는 작년 국제협업 보도가 나간 바로 다음날 의료기기 승인절차를 재검토하겠다고 발표했습니다. 이 제도가 설립되고 42년동안 한번도 바뀐 적이 없었는데, 이렇게 곧바로 반응을 보였다고 하네요. 유럽연합, 그리고 EU 회원국들도 국가차원에서 의료기기 심사, 감독 규제 개선에 나섰다고 합니다.

[앵커]

그러면 앞으로 불편한 몸에 대해서 어떤 부분을 이식할 계획이 있다거나 또는 이제 막 이식 받아가지고 생활하고 계신 분 같으면 이게 어떻게 해야 합니까?

[기자]

일단은 담당 의사분한테 내가 어떤 제품으로 수술을 받은 건지 부작용은 없는 것인지 적극적으로 정보를 요구하셔야 됩니다. 그리고 제품의 부작용이나 기타 상세정보 같은 경우에는 식약처 홈페이지에 들어가서 거기서 찾아보시면 여러 가지 문제들이 있는데요. 뉴스타파가 이런 문제를 관련해서 제기를 여러 번 하고 나서 올해 초에 새로 개설된 페이지인데요. 아직 이게 데이터가 완전하지 않습니다. 올해부터 발생한 데이터만 올라와 있거든요. 그래서 좀 더 더 많은 데이터를 보고 싶으면 ICIJ와 58개 파트너 언론사에서 각국에서 유통되는 의료기기 제품이랑 부작용 정보를 모아서 구축한 데이터베이스가 있습니다. 여기가 뉴스타파 홈페지이랑도 연동돼서 한글 서비스도 되거든요. 그래서 거기에서 제품명을 검색하시면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

[앵커]

내가 사용하고 있는 제품이 과연 어떤 제품이고 어떤 위험성 또는 어떤 새로운 보고들이 있는지 수시로 확인을 해야겠군요. 그것도 의사 선생님과도 상의도 좀 하시고. 뉴스타파의 김지윤 기자 수고하셨습니다.

[기자]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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