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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02 (목)

큰 어른 떠나보낸 두산家, 조용한 지분 정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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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니투데이 안정준 기자] [故 박용곤 두산 명예회장 지분, 3남매 분할 비율 50:33:17로 잠정 합의]

머니투데이

'큰 어른'을 떠나보낸 두산 일가가 지분 상속에 돌입했다. 고(故) 박용곤 두산 명예회장의 지주사 지분을 그의 자녀인 박정원 두산그룹 회장과 박지원 두산그룹 부회장, 박혜원 두산매거진 부회장이 약 '50:33:17' 비율로 나눠 받기로 잠정 합의한 것.

하지만 이 상속이 완료돼도 상속세 마련 등을 위한 기존 지분 매각 탓에 박 회장 등의 지주사 지분율은 크게 오르지 않는다. 지주사 지분이 일가 친척에 고르게 분포된 기존 구도는 바뀌지 않는 셈이다.

9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박 회장은 선친인 박용곤 명예회장의 ㈜두산 지분 28만9165주 가운데 14만4583주를 상속받는다. 차남 박지원 부회장과 장녀 박혜원 부회장은 각각 9만6388주, 4만8194주를 받게 된다.

박정원, 박지원, 박혜원 세 명의 선친 지분 상속비율은 약 50:33:17인 셈이다. 두산 관계자는 "상속지분 분할이 아직 완료되지 않아 상속인들 간 잠정 합의 비율에 따라 나눠 각각의 소유주식수에 추가해 넣은 것"이라고 말했다. 추후 분할 완료 시 비율이 다소 조정될 수는 있지만, 대동소이 할 것이라는 게 재계 관측이다.

이 같은 비율로 상속이 완료될 경우, 박정원 회장의 ㈜두산 지분율은 기존 7.33%에서 7.41%로 오르게 된다. 박지원 부회장(기존 4.89%)과 박혜원 부회장(기존 2.44%)의 지분율은 각각 4.94%, 2.46%로 뛴다. 개인별로 지분율 상승 폭이 0.02~0.08%p에 그치는 셈이다.

이는 세 상속인이 기존 ㈜두산 보유지분 가운데 상당 부분을 상속세 마련을 위해 매각한 탓이다. 박 회장과 박지원 부회장, 박혜원 부회장은 각기 ㈜두산 지분 13만170주, 8만6780주, 4만3390주를 지난달 30일 주당 9만3000원에 시간 외 매매로 처분했다.

세 명이 처분한 주식 수는 26만340주로, 이번에 박용곤 명예회장으로부터 상속 받게 될 주식 총수 28만9165주와 큰 차이가 없다. 세 명의 상속세는 총 140억원 가량으로 추정되는데, 기존 지분 매각으로 마련한 약 240억원으로 충당할 것으로 보인다.

때문에, 상속 완료 후에도 지주사 지분이 일가 친척에 고르게 분포된 구도 자체에는 변동이 없게 된다.

7.41%를 보유하게 될 박정원 회장은 기존과 마찬가지로 ㈜두산의 최대주주 지위를 유지하게 되며, 박정원 회장의 삼촌인 박용성 전 두산그룹 회장, 박용현 두산연강재단 이사장, 박용만 두산인프라코어 회장의 지분율은 3.48%, 3.44%, 4.26%씩이다. 일가친척에 두산연강재단, 동대문미래재단 등을 포함한 최대주주 특별관계자들이 47.23%를 보유한 구조다.

재계 관계자는 "두산은 현재 '용'자 돌림 형제경영에서 '원'자 돌림 4세 경영으로 넘어온 상태"라며 "4세대에도 기존처럼 형제경영이 이어질지는 미지수지만, 확실한 대주주 없이 지분이 분포된 구조는 당분간 지속될 것"이라고 말했다.

안정준 기자 7up@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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