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05.06 (월)

침몰 유람선 이르면 10일 인양… 조타실 → 갑판 → 선실 순 수색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헝가리 다뉴브강 참사… 선체 결속 마무리 단계 / 한국·헝가리 대원 2명씩 진입 / 선체 내부 잘 아는 전문가 참여 / “선실 내 10명” “거의 갑판 대기” / 침몰 때 선실 승객수 진술 달라 / 20대女 시신 수습… 실종자 7명 / 수색 장기화 땐 신원 감식 난항

헝가리 부다페스트 다뉴브강에 침몰한 허블레아니호 인양이 이르면 10일(현지시간) 오후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인양 중 실종자 수색은 조타실→갑판→1층 선실 순으로 3단계에 걸쳐 진행될 예정이다. 정부 합동 신속대응팀 긴급구조대장인 송순근 대령은 9일 오전 정례 브리핑에서 “현재 우리 인양 목표는 빠르면 10일 오후, 늦어지면 11일까지”라면서 “다만 현재 진행중인 본 와이어 작업이 언제 끝나느냐에 따라 실제 인양 시기는 달라질 수 있다”고 밝혔다.

세계일보

한국인 단체관광객을 태운 유람선 허블레아니호가 침몰한 헝가리 부다페스트 다뉴브강 머르기트 다리 아래에서 9일 헝가리 관계자들이 바지선 등을 동원해 인양 준비작업을 하고 있다. 부다페스트=연합뉴스


이날 22㎜ 와이어 6개 묶음으로 이뤄진 본 와이어(쇠줄) 4개를 선체 아래로 통과하는 작업이 진행됐다. 가장 얇은 유도 파이프와 함께 10㎜ 유도 와이어는 선체 아래를 모두 통과한 상태다. 유도 와이어를 끌어당기면 거기에 연결된 본 와이어가 따라가 선체를 떠받히는 원리다.

◆조타실-갑판-선실 순 수색

인양이 진행되면 선체 내 실종자 수색은 3단계로 나눠 진행될 예정이다. 대형 크레인 ‘클라크 아담’이 허블레아니호를 들어올리면 가장 먼저 헝가리인 선장이 있을 것으로 예상되는 조타실이 수면 위로 모습을 드러내게 된다. 이 단계에서 조타실 내 상황을 확인하고 실종자 확인 시 헝가리 측 대원이 수습을 진행한다.

세계일보

9일(현지시간) 유람선 허블레아니호가 침몰한 헝가리 부다페스트 다뉴브강 머르기트 다리 아래에서 인양 준비 작업이 진행되고 있다. 왼쪽에는 허블레아니호를 인양할 크레인 클라크 아담이 대기 중이다. 부다페스트=연합뉴스


세계일보

그다음은 갑판이 드러날 때까지 인양이 진행된다. 이때 갑판 위 불필요한 구조물을 제거하고 실종자 확인 시 수습하는 작업이 이뤄질 예정이다. 마지막 수색은 1층 선실 유리창이 강물 위로 드러난 이후 시작된다. 이 단계에선 먼저 장비를 투입해 선체 내 물의 높이를 사람 허리까지 낮춘 뒤 한국 측 대원 2명, 헝가리 측 2명이 창틀 2개를 떼어내고 직접 진입해 수색에 나서게 된다. 이 과정에서 선체 내부를 잘 아는 현지 전문가가 참여해 수색을 도울 예정이다. 이 최종 수색이 완료되면 선체를 대기 중이던 바지선에 옮기게 된다.

송 대령은 “소요시간에 대해선 현 상황에서 예단하기 힘들다”면서 “그 결정적 요인은 선체 내 실종자가 몇 분이나 계실 것인가이다”라고 설명했다. 이날 오전 8시30분 기준 사고 현장 수심은 약 7.2m였다. 선체 높이가 5.4m로 해당 수심 기준이라면 2.2m 정도만 끌어올리면 허블레아니호가 물 위로 모습을 드러낼 것으로 예상된다. 허블레아니호 선체 무게는 50t, 선체 내부 물의 무게는 50∼100t 정도일 거라는 게 신속대응팀 측 관측이다.

◆선실 승객 수 둘러싼 엇갈린 증언

인양 중 선체 수색을 통해 실종자 대부분이 수습되길 바라는 기대가 크지만 그 또한 간단치는 않다. 관건은 사고 당시 선실에 남아 있던 탑승객 수이지만 생존자 증언은 엇갈린다. 대체로 선실 내 탑승객 수가 10여명에 이르렀다는 증언이 많았지만 일부 생존자는 “대부분 갑판 위에 있었고 선실에는 한두명뿐이었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당시 허블레아니호가 선착장에 도착하기 직전 상황이라 탑승객 대부분이 갑판에 나와 대기중이었다는 것이다.

신속대응팀은 인양 이후 실종자 수색 전망과 관련해 선체 내에서 발견될 실종자 규모에 대해 현시점에서 추정하지 않고 있다는 공식 입장을 유지하는 중이다. 다만 실종자 수색작업이 정체될 기미를 보이면서 신속대응팀 내부에선 선체 인양을 통한 실종자 수습에 기대가 큰 상황이다. 신속대응팀은 8일 오후 6시30분 헝가리 다뉴브강 사고 현장에서 약 22㎞ 떨어진 지점인 에르드 지역에서 헝가리 경찰 경비정이 20대 한국인 여성 시신 1구를 수습했다. 이 수습 전인 7일 하루 동안은 실종자 추가 발견이 단 한 건도 없었다. 9일 오후 2시 기준 한국인 탑승객 총 33명 중 사망자는 19명, 실종자는 7명이다.

만약 선체 인양 이후 선체 내 실종자를 충분히 확인하지 못하면 수색작업은 장기화할 수밖에 없다. 당장 어려움이 예상되는 건 신원 감식작업이다. 현지에서 헝가리 측과 공조해 신원 감식작업을 진행 중인 임병호 경찰청 외사수사과장은 “지금 수온이 계속 올라가는 상황이라 1∼2주 정도는 큰 문제 없으나 그 이후로는 지문 채취를 통한 신원 확인은 어려워질 가능성이 있다”며 “이 경우 다소 시간이 걸리지만 DNA를 채취해 진행하는 식으로 감식 방법을 바꿔야 한다”고 말했다.

부다페스트=김승환 기자, 이강진 기자 hwan@segye.com

ⓒ 세상을 보는 눈, 세계일보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