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11.27 (수)

이슈 고유정 전 남편 살해 사건

고유정 "성폭행 막으려다 범행" vs 경찰 "완전범죄 계획"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고유정 "남편이 성폭행 시도…우발적 범행"

경찰, 치밀한 계획범죄…시신 훼손과 유기 정보 수집해

아시아경제

전 남편을 살해하고 시신을 훼손·유기한 혐의로 구속된 고유정씨가 범행 사흘 전인 지난달 22일 오후 11시께 제주시내 한 마트에서 흉기와 청소용품을 사고 있다. 사진=제주동부경찰서 제공 폐쇄회로(CC)TV 캡처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아시아경제 한승곤 기자] 전 남편을 잔혹하게 살해한 혐의를 받는 고유정(36·구속)이 범행 동기에 대해 "전 남편이 성폭행하려 했기 때문"이라며 우발적 범행을 주장하고 있다. 하지만 경찰은 치밀한 계획범죄로 보고 있다.


사건을 수사하고 있는 제주 동부경찰서에 따르면 고유정은 경찰 조사에서 "전 남편이 성폭행하려 해 수박을 썰다가 흉기로 방어했다"고 일관되게 진술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하지만 경찰은 고 씨가 범행 과정서 찍힌 장면 등을 근거로 범행을 치밀하게 계획했다고 보고 있다.


경찰은 범행 사흘 전인 지난달 22일 오후 11시께 제주 시내 한 마트에서 고 씨가 칼과 표백제, 베이킹파우더, 고무장갑, 세제, 세수 대아, 청소용 솔, 먼지 제거 테이프 등을 구매하는 장면이 담긴 폐쇄회로(CC)TV를 9일 공개했다.


이에 앞서 고유정은 지난달 18일 배편으로 제주에 올 때 본인의 차와 함께 들어왔는데, 차량에는 시신을 훼손하기 위한 흉기도 있던 것으로 알려졌다.


아시아경제

전 남편을 살해하고 시신을 훼손·유기한 혐의로 구속한 고유정씨 사건을 수사하고 있는 경찰이 지난 4일 경기도 양주시 폐기물처리장에서 고씨의 전 남편 강모씨의 시신을 수색하고 있다. 경찰은 지난 5일 인천 서구 재활용품업체로 최종 유입된 피해자 것으로 추정되는 뼛조각을 발견하고 유전자 검사를 진행하고 있다.사진=연합뉴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그런가 하면 고 씨가 예약한 것으로 알려진 펜션은 주인과 마주치지 않는 무인 펜션이며, 펜션에 설치된 CCTV는 녹화 기능이 없는 모형 CCTV인 것으로 알려졌다. 범행 과정서 목격자에서 벗어날 수 있는 셈이다.


또 경찰이 고유정의 휴대전화를 디지털 포렌식을 통해 분석한 결과 동물의 특정 부위 무게와 사람 뼈의 무게를 잇달아 검색한 사실이 확인됐다. 이어 시신 훼손 방법과 함께 훼손에 사용됐을 가능성이 있는 주방 도구들을 찾아본 기록들도 파악됐다.


경찰은 고유정이 시신 훼손과 유기까지 염두에 두고 관련 정보를 수집한 것으로 보고 있다.


고유정은 시신을 유기하는 과정에서도 치밀한 모습을 보였다. 고 씨는 범행을 저지른 지난달 25일 이후 28일 오후 6시30분께 한 대형마트에서 종량제봉투 30장과 여행용 가방, 비닐장갑 등을 사고, 시신 일부를 종량제봉투에 넣은 후 같은 날 오후 8시30분께 출항하는 완도행 여객선을 타고 제주를 빠져나갔다.


여객선에서 고유정은 오후 9시30분께 피해자 시신이 담긴 것으로 추정되는 봉지를 7분간 바다에 유기했다. 이 모습은 여객선 CCTV에 찍혔다.


이후 고유정은 2차 시신 훼손 장소인 경기도 김포로 이동하는 길엔 인터넷으로 범행 도구를 추가 구입하기도 했다.


아시아경제

연합뉴스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이런 가운데 피해자의 시신 일부로 추정되는 유해가 9일 발견됐다.


경찰은 지난달 31일 고유정이 김포시 아버지 명의 아파트 내 쓰레기 분류함에서 전 남편의 시신이 담긴 것으로 추정되는 흰색 종량제봉투를 버리는 모습을 확인했다.


이후 해당 봉투의 이동 경로를 쫓아 봉투에 담긴 물체가 김포시 소각장에 한 번 처리 된 후 인천시 서구 재활용업체로 유입된 것을 확인했다.


발견된 유해는 뼛조각으로 소각장에서 500~600도로 고열 처리돼 3㎝ 이하로 조각난 채 발견됐다. 경찰은 유해를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 의뢰해 유전자 검사를 진행하고 있다.


경찰 관계자는 "고유정은 우발적 범행이라고 주장하고 있지만, 범행에 사용한 흉기와 청소도구 등을 미리 준비한 모습을 보면 완전 범죄를 꿈꾼 것으로 보인다"고 강조했다.




한승곤 기자 hsg@asiae.co.kr
<ⓒ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