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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이지은 기자] 중국의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사드ㆍTHAAD) 보복으로 직격탄을 맞았던 면세업계가 화웨이 불똥이 '제2의 사드 사태'로 확산될까 노심초사하고 있다. 미ㆍ중 무역갈등이 중국 최대 통신장비업체 '화웨이 퇴출' 사태로 번지면서 반(反)화웨이 캠페인에 우리나라가 동참할 경우 한한령(중국내 한류금지령) 사태가 재연될 수 있다는 우려에서다. 실제 면세업계는 사드 사태 때 중국 내 반한정서가 짙어지면서 중국인 단체관광객(요우커) 감소뿐 아니라 주요 수입원인 보따리상(다이궁) 매출에 심각한 타격을 입었다.
10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국내 주요 면세점들은 최근 화웨이 사태의 전개를 예의주시하며 모니터링을 강화하고 있다. 면세업계 관계자는 "만약 화웨이 사태가 제2의 사드로 발전할 경우 중국 내 반한감정이 심화되면서 불매 운동으로 이어질 수 있다"며 "그렇게 되면 여행객 감소는 물론, 다이궁들의 국산 화장품 구매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어 매일 상황을 체크하고 있다"고 전했다.
면세업계가 바짝 긴장하는 이유는 최근의 미ㆍ중 무역갈등이 과거 사드 사태 당시와 비슷한 전개로 흘러가고 있기 때문이다.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한국의 기획재정부 격인 중국 국가발전개혁위원회는 최근 삼성전자, SK하이닉스 등에게 '화웨이 제재' 동참시 불이익을 줄 것이라고 경고했다. 앞서 지난 달에는 미국 상무부가 화웨이와 68개 계열사를 거래 제한 기업으로 지정한 뒤 우리나라를 비롯해 동맹국들에 거래 제한에 동참할 것을 촉구했다. 우리나라가 사드 때처럼 샌드위치 신세로 전락할 위기에 처한 것이다.
[이미지출처=로이터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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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의 한한령이 현실화될 경우 중국 의존도가 높은 업종은 직접적인 표적이 될 수 밖에 없다. 실제 사드 보복 여파로 2017년 중국인 관광객이 60% 가까이 급감하면서 중국 의존도가 높은 면세업계는 가장 큰 타격을 입었다. 특히 큰 손이었던 요우커가 한한령에 발길을 싹 끊었고, 지금까지도 일부를 제외하면 돌아오지 않고 있는 상태다. 다이궁 덕택에 매출 자체는 매년 증가하고 있지만 비싼 송객수수료를 지급해서 얻은 불안한 성장이다.
여기에 이달 말 오사카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를 계기로 방한이 기대됐던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일정도 취소되면서 불안감은 더욱 커지는 모습이다. 업계 관계자는 "최근 한중관계 개선 분위기를 타고 시 주석이 한한령 해제라는 '선물보따리'를 들고 방한할 것이라는 기대가 컸다"며 "방한이 취소된 것으로 알려지면서 업계의 실망감도 큰 상태"라고 털어놨다. 또 다른 면세업계 관계자는 "국내외 상황은 점차 악화되는데 정부가 면세업계의 성장을 위한 당근책을 내놓지 않고 있다"고 불평했다.
이지은 기자 leez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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