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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5 (토)

빵 먹방 4시간 찍은 도둑…빵집 주인 “취해서 다 맛있었을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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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둑질도 식후경? 알고 보니 무설탕 ‘건강한 맛’
한국일보

서울 용산구에 위치한 S 베이커리에 7일 도둑이 들었다. 사진은 도둑이 돈을 훔치려다 말고 머핀을 집어가는 모습. 인스타그램 영상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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빵집에 돈을 훔치러 들어갔다가 4시간 동안 빵을 먹고 나온 도둑이 폐쇄회로(CC)TV에 잡힌 장면이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공개돼 화제다. 얼마나 맛있었길래 도둑질도 식후경이었을까. 각종 추측이 난무했는데, 빵집 주인은 흔히 빵집에서 파는 빵은 아니었다고 설명했다.

서울 용산구에 위치한 S 베이커리는 8일 SNS에 CCTV 영상과 함께 빵집에 도둑이 들었던 사실을 공개했다. 빵집 주인은 “(도둑이) 빵을 처음에 하나 들고 가더니 문 앞에서 먹고, 또 맛있었는지 더 들고 가서 먹다가 폐기될 케이크를 먹었다”며 “도둑이 빵 한 번 먹고 4번 더 먹는 건 처음 보는 상황이라 경찰들도 어이없어했다”고 설명했다.

이 사연이 알려지면서 온라인 공간에서 ‘현대판 장발장’이라며 관심이 집중됐다. 또 동시에 도둑이 먹고 간 제품에도 관심이 쏠렸다. 빵집 주인은 ‘도둑 픽(pick)’이라며 도둑이 먹고 간 제품들을 공개했다. S 베이커리에 따르면 이 도둑은 레몬 머핀, 초코칩 쿠키, 에프스레소 시나몬 머핀, 레몬 파운드, 스노우 레몬, 당근 케이크 등을 고루 먹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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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 베이커리가 8일 매장에 도둑이 든 사연을 공개했다. 도둑이 케이크 몇 조각을 먹어 케이크 진열장이 군데군데 비어있다. 인스타그램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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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이 제품들은 일반 빵과 비슷한 맛으로 승부하는 제품은 아니었다. S 베이커리 측이 9일 SNS에 여러 차례 올린 후기에 따르면, 도둑이 먹고 간 제품들은 소위 ‘건강한 맛’이었다.

빵집 주인은 “도둑 픽은 밀가루, 설탕도 안 들어가고 탄수화물이 일반 빵과 비교해 10배가 낮다”며 “워낙 건강한 빵을 만들고 아토피식, 당뇨식, 저탄수화물식, 완전 채식 등 이름처럼 엄청 건강한 맛의, 맛있는 재료를 다 빼고 만든 빵”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그 분 취해있었다. 그래서 다 맛있었을 거다”라며 “드신 것도 가장 건강한 글루텐 프리 저탄수화물 무설탕 빵이었다”고 덧붙였다.

또 “저희는 아토피, 당뇨 등 정말 저희 빵을 필요로 하는 분들을 위해 만들고 있다”며 “밀가루, 우유, 달걀, 설탕 먹어도 건강하신 분이라면 (우리 빵 대신) 더 맛있는 빵 드시는 걸 추천드린다”고 밝혔다.

앞서 7일 새벽 S 베이커리에 도둑이 들었다. 돈을 훔치려던 도둑은 4시간에 걸쳐 빵을 먹는 장면이 CCTV에 잡혔다. 이후 돈 통에 있던 현금 30만원 전부를 훔쳐 달아났다. 아직까지 도둑은 잡히지 않은 상태다.

윤한슬 기자 1seul@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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