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김미경 기자] LG화학이 2차전지 영업비밀 침해 소송과 관련해 ‘맞소송’을 제기한 SK이노베이션에 대해 유감의 뜻을 표명했다.

LG화학은 10일 입장문을 내고 “자사의 정당한 권리 보호를 위한 법적 조치를 두고 경쟁사에서 맞소송을 제기한 것에 대해 유감스럽게 생각한다”고 밝혔다. LG화학에 따르면 이번 소송의 본질은 30여년 동안 쌓아온 자사 핵심기술과 마땅히 지켜야 할 권리를 보호하기 위한 데 있다.

앞서 SK이노베이션은 같은 날 LG화학을 상대로 10억원에 해당하는 명예훼손 손해배상 청구 소송과 영업비밀침해가 전혀 없었다는 내용의 채무부존재 확인 청구 소송을 국내 법원에 제기했다. 이는 LG화학이 지난 4월 SK이노베이션이 인력 빼가기를 통해 기술을 침해했다며 미국 ITC(국제무역위원회)와 지방법원 등에 소송을 낸 데 따른 것이다.

LG화학은 입장문에서 “두 차례나 SK이노베이션측에 내용증명을 보내 자사의 핵심 인력에 대한 채용절차를 중단해 달라고 요청했으나 SK이노베이션은 도를 넘은 인력 빼가기를 지속했다”면서 “이 과정에서 자사의 핵심기술이 다량으로 유출돼 더 이상 방치할 수 없는 상황에 이르렀다고 판단해 법적 대응을 결정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특히 SK이노베이션이 ‘산업생태계 및 국익을 훼손했다’, ‘근거없는 발목 잡기’라고 주장한 데 대해서는 “산업 생태계 발전을 저해하고 국익에 반하는 비상식적이고 부당한 행위를 저지른 SK이노베이션에서 이러한 주장을 하는 것은 ‘어불성설’이다”고 지적했다.

또한 “이미 미국 ITC에서 SK이노베이션의 영업비밀 침해에 대해 본안 심리의 필요가 있다고 판단해 ‘조사개시’를 결정한 사안임에도 지속적으로 ‘근거없는 발목잡기’라고 표현하는 것은 상황을 너무 안이하게 인식하고 있는 것은 아닌지 극히 염려되고 의문시 된다”고 반문했다.

그러면서 “LG화학은 세계시장에서 정당하게 경쟁하고 오랜 연구와 막대한 투자로 확보한 핵심기술과 지식재산권을 보호하는 것이야말로 진정으로 산업생태계 발전에 기여하고 국익을 위하는 길이라고 생각한다”고도 했다.

회사 관계자는 “만약 후발업체가 손쉽게 경쟁사의 핵심기술 및 영업비밀을 활용하는 것이 용인된다면 그 어떠한 기업도 미래를 위한 투자에 나서지 않을 것”이라면서 “해외 기업도 이를 악용할 것으로 우려된다”고 덧붙였다. 아울러 “반도체를 능가하는 차세대 산업으로 성장 중인 자동차전지 분야의 산업경쟁력이 무너지고 국익을 저해하는 심각한 결과를 초래할 것”이라고도 말했다.

마지막으로 LG화학은 “SK이노베이션에 소모적 논쟁과 감정적 대립으로 맞서기보다는 모든 것을 법적 절차를 통해서 명확히 밝히겠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