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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30 (일)

“민혁이가 아버지와 살게 해주세요” 아주중 졸업생들의 1인 시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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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 아빠 난민심사 앞두고 법무부에 난민 인정 촉구

한겨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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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는 민혁이, 올해는 민혁이 아버지. 한명 한명의 목숨을 지켜내기 위해 언제까지 거리에 나서야 하는 걸까요?”

10일 오전 11시 정부과천청사 앞. 박지민(잠일고)군과 윤명근(송파공고)군, 최현준(잠일고)군과 추경식(영동일고)군이 릴레이 1인 시위에 나섰다. 이들이 1인 시위에 나선 건 11일 난민 심사를 받는 이란 출신 난민 김민혁(16)군 아버지 ㄱ씨의 난민 인정을 촉구하기 위해서다. 아주중 시절부터 김군과 친구인 이들은 한명당 20분씩 돌아가며 “가족 재결합은 난민법의 정신”, “당신의 심사에 걸린 무게를 아시나요?”, “혐오, 차별, 편견은 민주주의의 적”, “종교난민은 정치난민과 같습니다” 등이 적힌 손팻말을 들고 법무부가 있는 정부과천청사 앞에 섰다.

이들은 ‘인도적이고 공정한 난민 심사를 촉구합니다’라는 성명도 발표했다. 이들은 성명에서 “저희가 오늘 이 자리에 선 것은 작게는 민혁이 아버지를 위해서고 크게는 가혹한 난민심사시스템의 고리를 끊어내기 위해서”라며 “국제협약인 난민협약과 국내법인 난민법에 의해 규정된 ‘가족재결합’ 원칙에 따라 난민인정자 민혁이의 직계 보호자인 아버지는 당연히 난민으로 인정되어야 한다”고 밝혔다. 이들은 또 “민혁이 아버지가 이란으로 귀국할 경우 무슬림의 개종을 허용하지 않는 샤리아법에 따라 민혁이 아버지의 생명을 보장받을 수 없다”며 “그런 일이 일어나서는 안 되겠지만, 심사 결과 만에 하나라도 민혁이 아버지께 난민인정 처분 외의 결정이 내려진다면 이것은 사건이 될 것이다. 우리의 혹독한 난민인권 수준을 보여주는 사례가 될 것이고, 국제적으로 수치스러운 일이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김군은 “아버지가 난민으로 인정되지 않으면 한국에 혼자 남게 되는데 그런 일이 생기지 않았으면 좋겠다”며 “아버지와 같이 살고 싶다”고 말했다. 김군은 이어 “시험이 얼마 남지 않았는데 친구들이 아버지를 위해 이 자리에 와준 게 너무 고맙다”고 말했다.

최현준군은 “지난해부터 민혁이를 돕고 있는데 그 일이 민혁이 아버지까지 이어져 왔다”며 “끝까지 함께 돕겠다”고 말했다. 박지민군은 “내일 심사 결과에 대해 나쁜 생각은 하고 있지 않다. 무조건 잘 되길 바라고 있다”고 말했다.

ㄱ씨는 이란인으로, 2010년 아들 김군과 함께 한국에 온 뒤 천주교로 개종했다. 이후 종교적 난민을 신청했으나 2016년 난민불인정 처분을 받았고, 이어진 소송에서도 패소했다. 지난 2월19일 난민지위재신청을 했고 4개월만인 11일 난민 심사를 받게 됐다. 오현록 아주중 교사는 “난민 심사 결과가 나오기까지는 보통 2주 정도 걸린다”고 말했다. 앞서 김군은 청와대에 국민청원을 한 아주중 친구들의 노력에 힘입어 지난해 10월 난민 지위를 인정받았다.

이주빈 기자 yes@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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