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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03 (금)

홍성원 삼표산업 대표 "AI가 레미콘 배합...고품질 특화제품 승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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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장세 둔화된 전통산업에

첨단기술 입혀 효율 높이고

특수 콘크리트 분야 고도화

새 시장 뚫어 수익 키울 것

서울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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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미콘 제조 현장에 인공지능(AI) 기술을 도입하는 등 차별화 전략을 가동해 업계의 선구자 역할을 해 나가겠습니다.”

홍성원(64·사진) 삼표산업 대표는 10일 서울 수송동 본사에서 서울경제와 만나 “레미콘은 급성장하지 않는 전통 산업이지만 차별화 경영을 통해 질적인 도약을 실현하겠다”며 이같이 밝혔다. 삼표산업은 삼표그룹의 핵심계열사로 레미콘과 골재가 주 사업분야다. 레미콘은 서울 성수동과 풍납동 공장을 비롯한 전국 29개 공장을 보유하고 있고 골재는 전국 6개 석산에서 생산하고 있다.

홍 대표가 언급한 것과 같이 레미콘은 전통산업이며 우리나라도 주택과 사회간접자본(SOC)에 충분한 투자가 이뤄지면서 앞으론 1인당 레미콘 사용량이 줄어들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올해는 전국 레미콘 출하량이 지난해보다 10%, 수도권 공장이 많은 삼표의 경우 6% 가량 줄어들 것으로 홍 대표는 내다보고 있다.

이런 배경에서 홍 대표는 ‘질적 도약’을 올해 경영 목표로 꼽았다. 품질이 우수하고 특화된 제품을 만들고 첨단 기술을 적용해 경영 효율을 높이면 시장 성장이 없어도 회사를 한 단계 발전시킬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이와 관련해 △압도적인 품질 △특수 콘크리트 경쟁력 강화 △권역별 출하 통합 △오퍼레이터 무인화 △AI 이용 골재품질 관리 등을 ‘5대 차별화 전략’으로 설정했다. 이 중에서도 홍 대표가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은 품질이다.

“KS규격을 웃도는 자체 규격을 설정하고 품질을 관리해 한국표준협회 한국사용품질지수(KS-QEI) 조사에서 레미콘 부문 1위 업체로 7년 연속 선정됐습니다. 제가 전국 건설 현장을 돌며 소장들을 만나는데 삼표의 품질만큼은 모두가 인정합니다.”

삼표는 다른 레미콘 회사들과는 달리 골재 사업을 보유하고 있다. 홍 대표는 “품질 관리도 중요하지만 우수한 골재를 쓰는 것이 고품질의 우선적인 조건”이라고 강조했다.

홍 대표는 현재 국내 업체 중 가장 앞서나가고 있는 특수 콘크리트 분야를 더욱 고도화시킨다는 방침이다. 특수 콘크리트는 강추위에서도 타설과 양생이 가능한 제품, 건축물에 아름다움을 부여하는 컬러 콘크리트, 노출 콘크리트, 인부들의 수작업이 필요 없는 자가충전 제품 등 여러 가지다. 건설 관계자가 아닌 일반인들이 거리에서 만날 수 있는 제품도 있다. 서울 논현동의 어반하이브, 서초동 부티크 모나코 건물의 흰색 외부 장식물이 바로 삼표의 특수콘크리트가 적용된 대표적인 사례다. 홍 대표는 “정도원 그룹 회장이 늘 강조하는 ‘새로움’과 ‘차별화’ 철학에 따라 일찌감치 특수 콘크리트 분야에 진출했다”면서 “앞으로는 이 분야 기술을 더욱 고도화해 새 시장을 개척하고 수익률을 높이겠다”고 힘주어 말했다.

홍 대표는 레미콘 제조 현장에서도 차별화를 시도할 계획이다. 최근 가장 공을 들이고 있는 것은 공정을 무인화하고 AI를 도입하는 일이다. 홍 대표는 “고객이 요구하는 사양에 따라 시멘트와 물, 골재, 혼화재 등 원료 배합비가 다른데 지금까지는 사람이 했던 이 과정을 무인화해가고 있다”면서 “골재 품질 검사 또한 AI가 적용된 장비를 도입해 트럭 덮개가 열리자마자 자동으로 수행하는 기법을 개발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 같은 작업을 통해 회사 경영 효율화 뿐만 아니라 업계 위상도 높이려고 한다”면서 “영업사원들이 건설 현장에서 ‘갑’으로부터 받는 스트레스가 심한데 콘크리트 업계 위상을 높여 이 문제도 해결해 나가고자 한다”고 밝혔다.

삼표산업의 성수동 공장은 연간 약 150만㎥을 출하하면서 단일 레미콘 공장으로는 세계 최대 규모를 자랑한다. 그러나 서울시 등과의 약속에 따라 오는 2022년에는 공장을 철수해야 한다. 홍 대표는 “약속은 약속이지만 성수동 공장이 문을 닫으면 서울 시내 공사 현장에는 상당한 어려움이 빚어질 것”이라고 우려했다. 레미콘은 공장 출발 후 90분 이내에 현장에 도착해야 하기 때문이다. 서울의 교통 체증을 감안하면 레미콘을 수도권 공장에서 서울로 적시에 실어 나르기가 어려워질 것으로 예상된다.

한편 홍 대표는 지난 1974년 삼표의 모태인 강원산업에 신입으로 입사해 강원도 태백 탄광에서부터 근무한 자칭 ‘최장수 사원’이다. 2011년부터 삼표산업 대표를 맡은 ‘장수 최고경영자(CEO)’이기도 하다. 홍 대표는 “다른 것은 몰라도 조직관리는 자신 있다”며 “동료들을 덕(德)으로 대한 것이 장수의 비결이라면 비결일 것”이라며 웃어 보였다.
/맹준호기자 next@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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