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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04 (토)

‘비운의 천재’ 유진박 또 착취 의혹… “명의 도용 사채 쓰고 출연료 횡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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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금 등 논란 후 재회 現 매니저

과거 조울증(양극성 장애) 등을 앓으며 소속사로부터 학대에 가까운 대우를 받은 사실이 드러나 논란이 됐던 전자 바이올리니스트 유진박(44·사진)이 바뀐 매니저에게서 또다시 착취를 당했다는 주장이 제기돼 경찰이 수사에 착수했다.

세계일보

서울 강서경찰서는 10일 유진박의 현 매니저인 김모(59)씨를 사기와 업무상배임, 횡령 등의 혐의로 수사하고 있다고 밝혔다. 경찰 등에 따르면 이 같은 사실은 서울시장애인인권센터가 매니저 김씨를 지난달 23일 서울 남부지검에 고발하면서 드러났다. 인권센터 측 고발장에 따르면 매니저인 김씨는 유진박의 명의로 2억원에 가까운 사채를 몰래 빌려 쓰고 출연료 5억600만원을 횡령했다. 또 김씨가 유진박이 소유한 부동산을 시세보다 낮은 가격에 팔아치워 4억8000만원을 챙기는 등 손해를 입힌 혐의도 있다.

인권센터는 유진박 관련 다큐멘터리를 제작하던 MBC로부터 자료를 받아 고발장을 작성했다. MBC는 다큐멘터리 제작 도중 유진박이 이 같은 상황에 놓인 사실을 알게 돼 고발을 도운 것으로 전해졌다. 남부지검은 해당 사건을 강서서에서 수사하도록 했다.

미국 명문 줄리아드음대를 졸업한 유진박은 1990년대 현란한 전자 바이올린 연주로 ‘천재 바이올리니스트’로 불리며 국내외에 이름을 알렸다. 그러나 이후 우울증과 조울증을 앓는 등 심신이 쇠약해졌고 일부 업계 관계자들이 이를 틈타 그를 폭행 및 감금하고 착취를 일삼았다는 소문이 확산해 논란이 일었다. 이번에 고발당한 매니저 김씨는 1990년대 유진박이 전성기를 누리도록 도왔고 유진박이 여러 어려움을 겪은 이후 다시 만나 함께 일한 것으로 알려졌다.

남혜정 기자 hjnam@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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