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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21 (화)

“친구 놀려” 강요 뒤 때려 숨지자 도주했던 10대 4명 경찰에 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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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대 4명이 함께 살던 친구를 집단 폭행한 뒤 친구가 숨지자 도주했다가 뒤늦게 경찰에 자수했다. 광주 북부경찰서는 “친구를 때려 숨지게 한 혐의(폭행치사)로 ㄱ군(18) 등 10대 4명에 대해 구속영장을 신청할 예정”이라고 11일 밝혔다. ㄱ군 등은 지난 9일 오전 1시쯤 광주 북구 두암동의 한 원룸에서 함께 살던 ㄴ군(18)을 수차례 때려 숨지게 한 혐의를 받고 있다. ㄴ군이 숨지자 ㄱ군 등은 렌터카를 빌려 함께 전북 순창으로 도주했다가 지난 10일 오후 10시44분쯤 순창경찰서에 자수했다. ㄱ군 등을 긴급체포한 경찰은 이들이 자수하면서 밝힌 광주 북구의 원룸에서 숨진 채 방치돼 있던 ㄴ군을 발견했다.

경찰에 따르면 ㄱ군 등 4명과 ㄴ군은 지난 3월부터 이 원룸에서 함께 지내왔다. 지난해 광주의 한 직업전문학교를 다니면서 알게 된 이들은 함께 생활하면서 체구가 왜소한 ㄴ군에게 청소나 심부름 등을 시켜왔던 것으로 드러났다. 경찰 조사 결과 ㄱ군 등은 ㄴ군이 심부름 등을 거부하면 “말을 듣지 않는다”며 그동안 10여차례 폭행을 일삼아왔다. ㄴ군이 숨진 날에도 ㄱ군 등은 일행 4명 중 1명을 번갈아가며 지목해 ㄴ군에게 “친구를 놀리라”고 강제로 시킨 뒤, 놀림을 받은 친구가 ㄴ군을 때렸다.

4명에게 번갈아가며 2시간여 동안 가슴 등을 폭행당한 ㄴ군이 쓰러지자 이들은 얼굴을 걷어차기도 했다. ㄴ군이 숨진 것을 확인한 ㄱ군 등은 심폐소생술을 실시하기도 했지만 결국 시신을 그대로 둔 채 고향으로 도주했다.

검시 결과 사망한 ㄴ군의 몸 곳곳에서는 폭행에 의한 멍 자국이 확인되기도 했다.

경찰은 이들이 함께 살던 원룸에서 ㄴ군을 폭행할 때 사용한 것으로 보이는 휘어진 우산과 목발 등을 찾아냈다. 경찰은 ㄴ군의 시신을 부검해 정확한 사인을 밝힐 예정이다. 경찰 관계자는 “ㄱ군 등이 미성년자여서 보호자 입회에서 조사를 진행하고 있다. 조사가 마무리되는 대로 구속영장을 신청할 것”이라고 밝혔다.

강현석 기자 kaja@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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