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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05 (일)

수습 희생자, 지문 통해 최종 신원 확인 가능성 높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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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온 상승으로 어려울 땐 DNA 감식 필요할 수도

11일(현지시간) 헝가리 부다페스트 다뉴브강에서 이뤄진 허블레아니호 인양의 최종 목표는 실종자 수습과 신원 확인이다. 현재까지 수습된 실종자들은 우리 경찰의 독보적인 지문감식 기술을 통해 빠른 신원 확인이 가능했지만, 수온 상승 등의 변수로 인해 지문감식이 힘들 가능성도 커지고 있다. 이 경우 DNA 감식이 필요할 수 있다는 예측이 나온다.

경찰에 따르면 지난 8일까지 수습된 사망자 19명의 신원은 모두 지문감식을 통해 확인됐다. 지문감식은 현지로 파견된 경찰청 소속 신원감식팀이 실종자로부터 채취한 지문을 디지털화해 국내로 보내면, 이를 경찰이 보유하고 있는 지문 정보 데이터와 대조해 신원을 파악하는 과정을 거친다. 경찰은 이 과정으로 적어도 1시간 이내에 신원 확인이 가능하다고 밝혔다. 이처럼 빠른 확인이 가능한 배경에는 우리나라의 주민등록제도와 신원감식팀의 축적된 노하우가 있다. 장성윤 경찰청 과학수사기획계장은 “우리나라가 만 17세 이상 국민의 지문 데이터베이스를 확보하고 있다는 것과 장시간이 지난 시신에서도 지문을 채취해낼 수 있는 요원들의 기술력이 합쳐졌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라고 설명했다.

세계일보

유람선 허블레아니호가 11일(현지시간) 헝가리 부다페스트 다뉴브강에서 대형 크레인에 의해 인양되자 구조대원들이 출동해 시신 수습 활동을 벌이고 있다. 연합뉴스


애초 지문을 통한 신원 확인은 허블레아니호의 최연소 탑승객인 A양(6)에게는 해당하지 않는 것으로 알려졌다. 만 17세 미만일 경우 주민등록증이 발급되지 않아 경찰청 데이터베이스에 지문이 등록돼있지 않기 때문이다. 따라서 A양의 경우 DNA 감식을 통해서만 신원 확인이 가능할 것이란 전망이 나왔다. 하지만 경찰 확인 결과 A양의 지문데이터도 경찰에 등록된 것으로 나타났다. 경찰청이 2012년부터 시행한 ‘실종아동 예방을 위한 사전등록’에 A양이 포함돼있기 때문이다. 경찰 관계자는 “A양의 지문이 실종아동 예방 캠페인을 통해 경찰청에 사전등록 되어 있었다”며 “A양도 지문을 통한 신원 확인이 가능하다”고 전했다.

경찰은 인양 이후 수습될 실종자들도 비슷한 과정을 통해 신원을 확인할 예정이다. 문제는 실종자들이 2주가량 물속에 남아 있는 와중에 현지 기온마저 상승하면서 지문 채취가 점차 어려워지고 있다는 점이다. 현지에서 실종자 신원 확인을 진행하고 있는 임병호 경찰청 외사수사과장은 “지문감식의 경우 25도(의 수온에서) 최대 3개월이 지난 시신까지 가능하지만, 수온이 상승할 경우 이 기간이 짧아진다”고 말했다. 이날 헝가리 부다페스트의 최고 기온은 30도를 넘었고, 무더운 날씨가 앞으로 일주일간 이어질 예정이다. 임 과장은 “마지막으로 발견한 실종자부터 표피가 모두 박탈돼 진피를 통해 지문을 채취하고 있다”고 전했다. 경찰은 앞으로 1~2주 정도까지는 지문을 통한 신원 확인이 가능할 것으로 예측하지만, 이미 지문을 채취할 수 없거나 이번 인양을 통해 수습되지 못한 장기실종자의 경우 DNA 감식을 통해 신원을 확인할 계획이다. 경찰 관계자는 “DNA 감식과 관련해 헝가리 측과 협조하는 단계”라며 “우선 지문감식을 통한 신원 확인에 집중하고 있다”고 했다.

DNA 감식은 실종자가 사용한 칫솔 등의 개인 물품이나 가족으로부터 채취한 DNA를 수습된 시신에서 확보한 DNA와 대조하는 방식으로 이뤄진다. 이 경우 통상 한 달 이내에 결과가 나오지만, 실종자의 상태나 어느 정도의 역량을 투입하느냐에 따라서 기간은 단축될 수 있다. 임시근 성균관대(과학수사학) 교수는 “이번 사고로 희생된 실종자라는 점이 확인된다면 상태에 따라 1주일 내로도 감식이 가능하다”고 말했다.

이강진 기자 jin@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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