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남편 살해 사건' 피의자 고유정이 12일 오전 제주 동부경찰서에서 제주지검으로 송치되고 있다./사진=뉴스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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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처 고유정(36)에게 잔인하게 살해된 강모씨는 이혼 후 아들을 보지 못하는 상황에서도 주위에 아들 자랑을 하며 각별한 사랑을 드러냈던 것으로 알려졌다.
'제주 전남편 살인사건'을 심층 취재한 MBC '실화탐사대'의 유해진 책임PD는 12일 MBC 라디오 '심인보의 시선집중'에 출연해 "(이혼 과정에서) 피해자가 대학원생이서 경제력이 없다는 이유로 양육권을 받지 못했다. 하지만 연구비 일부에 주말 아르바이트를 보태서 양육비 40만원을 계속 보내줬다"고 밝혔다.
유 PD에 따르면 강씨는 "(고씨가) 아이를 보여주지도 않는데 왜 그렇게 계속 양육비를 보내주느냐"는 주변인들의 질문에 "나중에 만나더라도 나는 떳떳한 아버지가 되고 싶다"며 성실하게 양육비를 보냈다.
유 PD는 "(강씨가) 주변에 아이를 키우는 동료들한테 항상 '그 또래 아이는 뭘 좋아하느냐'는 질문을 많이 했다"며 "자기 아들이 '천재인 것 같다' '잘생겼다'는 등 아들 칭찬도 많이 했다"고 전했다. 유 PD에 따르면 강씨가 면접교섭권 소송을 제기한 것도 아이를 자주 보고 싶어서였다.
하지만 강씨는 재판 과정에서 고씨의 재혼 사실을 알게 되고 두려움에 빠졌다. 유 PD는 "(강씨가) 혹시 아이가 재혼 가정에서 천덕꾸러기 신세가 되지 않을지, 아동학대의 피해자가 되지 않을지, 큰 두려움에 휩싸여서 재판부에 속행을 신청했다"고 밝혔다.
재판부가 속행 요청을 받아들이자 고유정은 압박을 느꼈다. 유 PD는 "(재판부가) 벌금도 100만원을 부과하고 출석통지를 현재 거주지인 청주로만 보내던 걸 부모가 살고 있는 제주도까지도 보내 고씨가 출석했다"며 "아이가 아직 아버지와 친밀감이 형성돼 있지 않아 3자가 같이 만난다고 5월9일 결정되자 고씨는 현재 남편에게 이 내용이 발각될까 압박을 느낀 것으로 보인다"라고 범행 동기를 추측했다.
유 PD는 고유정 주변인들의 증언도 전했다. 그는 “고유정의 일상 모습에선 사이코패스적 모습을 찾아보기 힘들었다는 게 주변 증언"이라며 "인사성도 밝고 친절하고 잘 웃고 그런 사람”이라고 말했다. 고유정 친동생도 고유정을 “착하고 배려심 있는 사람”이라고 말했다고 유 PD는 전했다.
이 떄문에 고유정이 전 남편에게만 폭력적인 성향을 드러낸 것이 아니냐는 관측도 나온다. 유 PD는 “취재 결과로도 고유정이 그런 폭력성을 드러낸 건 피해자에 대해서만"이라며 "나머지 부분에선 그런 징후들을 찾아볼 수 없었다”고 말했다.
한편 고씨는 제주 한 펜션에서 전 남편 강모씨를 살해하고 사체를 손괴 및 유기, 은닉한 혐의로 12일 검찰에 송치됐다.
조해람 인턴기자 chrbbg@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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