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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02 (일)

[단독] 외국인 지하철패스 도입, 18개월째 `밀당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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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국인 관광객을 위한 지하철 할인 정액권 도입이 서울시의 미온적인 태도 때문에 18개월째 표류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1~8호선 지하철 운영기관인 서울교통공사는 외국인 관광객뿐만 아니라 내국인을 위한 1일·3일·5일권 등 다양한 할인 정액권 도입 필요성도 주장하고 있어 최종 허가권자인 서울시의 결단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11일 서울교통공사에 따르면 공사는 서울관광재단과 함께 2017년 12월부터 외국인 전용 관광지 무료 입장권인 '디스커버 서울패스'에 지하철 할인 정액권(1일 기준 5000원 내외)을 탑재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올해 1월 공식적으로 해당 안을 서울시에 넘겼지만 최종 허가권자인 시의 벽에 가로막혀 이를 도입하지 못하고 있다. 서울관광재단 설문조사에 따르면 지난해 서울을 다녀간 외국인 중 절반(48.1%)이 무료 교통기능이 디스커버 서울패스에 탑재됐으면 좋겠다고 답했다. 네덜란드 암스테르담은 1966년부터 지하철 자유이용권을 출시했으며(24시간 기준 60유로) 프랑스 파리, 스페인 바르셀로나도 2일권·3일권 등을 운영 중이다. 일본은 올해부터 2일권(3070엔)을 외국인 전용으로 판매하고 있다.

하지만 국내는 여전히 도입이 지지부진하다. 서울시가 할인권 도입 자체에 반대하는 것은 아니다.

다만 '외국인 관광객 편의'를 명분으로 내세우며 서울교통공사가 관할하는 1~8호선뿐만 아니라 9호선 우이신설선 등 수도권 전체에 운영 시스템을 깔라고 요구하고 있다. 이에 대에 교통공사 측이 비용 등 문제로 난색을 표하고 있는 것이다. 시 관계자는 "1~8호선만 할인 정액권 관련 시스템을 도입하게 되면 강남에서 내려서 분당선을 탈 때 또 비용을 내야 하는 경우가 생긴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서울교통공사 관계자는 "1~8호선만 할인 정액권 관련 운영 시스템을 깔면 11억5000만원이 드는 데 반해 수도권 전 구간을 다 깔면 25억원이 소요된다"며 "외국인 관광객 중 지하철을 이용하는 사람들을 조사해보니 91.23%가 1~8호선을 이용하는데 그 밖에 인천지하철 신분당선 우이신설선 등 수도권 전체로 운영 시스템을 구축하라는 시의 요구는 쓸데없는 비용을 부담시키는 것"이라고 밝혔다. 시와 서울교통공사가 할인 정액권 시스템 구축을 놓고 '진통'을 이어가면서 외국인 전용 지하철 할인 정액권 도입이 표류하고 있는 것이다.

[나현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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