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붓아들 고유정 만나고 이틀 만에 질식사
경찰, 고 씨 상대로 '의붓아들 사망사건' 수사
전문가, 아들 죽음과 고유정 연관성 높아 보여
'제주 전 남편 살해 사건' 피의자 고유정이 12일 오전 제주 동부경찰서에서 제주지검으로 송치되고 있다. [이미지출처=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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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한승곤 기자] '전 남편 살해 사건'의 피의자 고유정(36·구속)의 네살 짜리 의붓아들이 재혼한 남편이 직접 키우겠다며 데려간지 이틀만에 숨진 것으로 확인됐다.
경찰은 이 48시간 동안 무슨 일이 벌어졌는지 수사를 집중하고 있다. 전문가는 아들 죽음과 고유정의 개연성이 있다고 분석했다.
고유정의 의붓아들 의문사를 수사하고 있는 청주상당경찰서는 고씨의 집에서 의붓아들 A(4)군이 질식사하기 이틀 전 재혼한 남편 B(37)씨가 아이를 직접 키우겠다며 제주도에 가서 데려왔다고 12일 밝혔다.
A 군은 친모가 스스로 목숨을 끊어 제주에서 할머니와 함께 살아왔던 것으로 알려졌다.
의붓아들은 남편이 고유정에 권유해 지난 2월28일 집으로 들였다. B 씨는 경찰 조사에서 "전 부인과의 사이에서 낳은 아들을 직접 키우겠다"며 제주에서 청주로 A군을 데리고 왔다고 했다.
그러나 A 군은 청주로 온지 이틀만인 지난 3월2일 오전 10시10분께 숨진 채 발견됐다. 현장에 출동한 소방당국에 따르면 A 군은 이미 의식과 호흡이 없는 상태였다.
B 씨는 "아이와 함께 잠을 잤는데 깨어보니 숨져 있었다"며 "내 다리가 (아이의 몸에) 올라가서 그랬는지 아이가 숨을 쉬지 않았고, 심폐소생술을 했지만 소용 없었다"고 진술했다.
사고 발생 당시 고유정은 혼자 다른 방에서 자고 있었던 것으로 파악됐다. 이에 대해 고유정은 "아들과 다른 방에서 잤으며 왜 숨졌는지 모르겠다"고 진술했다.
의붓아들 사인은 질식사?…전문가 "고유정과 개연성 높아 보여"
A 군 사인은 '질식사'로 알려졌다. 경찰은 국립과학수사연구원 부검에서 "질식사한 것으로 추정된다"는 결과를 통보받았다. 관련해 외상이나 장기 손상은 없었으며, 약물이나 독극물도 검출되지 않았다고 경찰은 설명했다.
경찰은 A 군의 사망 경위에 대해 최근까지 이들 부부에 대한 조사를 벌였다. 이어 현재 고씨 부부의 휴대전화와 컴퓨터 등을 확보해 디지털 포렌식을 벌이고 있다.
디지털 포렌식은 PC, 노트북, 휴대폰 등 각종 저장매체 또는 인터넷상에 남아 있는 각종 디지털 정보를 분석, 범죄 단서를 찾는 수사기법을 말한다.
범죄심리전문가는 고유정의 의붓아들 사망과 관련해 석연치 않은 정황이 있다고 분석했다.
이수정 경기대 범죄심리학 교수는 11일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서 "(고유정의 아들이 사망할 당시)4살이면 어느 정도는 근력이 다 있다. 다 발달이 돼 있다"면서 "그렇기 때문에 아마 온 몸부림을 쳐서 빠져나왔을 개연성이 훨씬 높은데 그건 현재인 남편이 진술한 거다. 현재인 남편은 그렇게 생각하고 있을 수도 있다"라며 이같이 분석했다.
A 군 사망과 고유정의 연관성에 대해서는 "(이 사건은) 이 여성(고유정)과 연관성이 있는 것 같다. 4살짜리 정도 됐는데 아버지의 다리가 올라가 있다고 몸을 못 가눠서 질식하지는 않는다"고 지적했다.
한편 청주 경찰은 조만간 수사관들을 제주로 보내 고유정을 직접 조사하겠다고 밝혔다.
한승곤 기자 hsg@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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